60억대 전세사기 피눈물 안기고 ‘美 줄행랑’ 모두 잡혔다

‘깡통전세 사기’ 범행 후 미국 도피한 피의자 2명
경찰·美국토안보부 합동추적…전원검거·국내송환


60억원대 ‘깡통전세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미국으로 도피한 일당이 경찰청과 미 국토안보부 합동 추적으로 전원 검거돼 20일 국내로 송환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60억원대 ‘깡통전세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미국으로 도피한 일당이 경찰청과 미 국토안보부 합동 추적으로 전원 검거돼 20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대전 일대에서 전·월세입자 90명을 상대로 총 62억원을 가로채고 미국으로 도피한 피의자 A씨와 B씨를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자기 자본 투자 없이 금융권 대출과 임차보증금을 통해 대전 일대에서 총 11채의 다가구주택을 매수한 뒤 속칭 ‘깡통전세’를 놓아 임차보증금을 가로채기로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전세’는 주택 담보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이 실제 건물 가치보다 많아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큰 주택을 말한다.

A씨 등은 전월세 계약을 희망하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임차보증금을 축소해 허위로 알리고, 마치 보증금을 충분히 반환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는 방법으로 피해자 총 90명으로부터 62억원을 가로챈 뒤 2022년 9월 경찰 수사를 피하려 미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수사 관서인 대전경찰청 반부패수사대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고, 신속히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A씨 등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다. 또한 이들이 미국에서 인접 국가로 도주하는 것을 대비해 캐나다 인터폴과 국경관리청(CBSA)에 피의자가 입국할 때 즉각적인 통보를 요청하고, 이들의 미국 내 현지 은신처와 체류자격을 집중 추적했다.

특히 경찰청은 올해 2월 대전경찰청·경기남부경찰청을 통한 추적뿐만 아니라 미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HSI), 미 외교보안국 서울지부(DSS),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등과 공조 채널을 구축해 피의자들의 합법적인 현지 체류자격 상실을 추진하는 한편, 피의자 검거를 위한 집중 공조에 나섰다.

올해 7월 피의자들의 거주지역 첩보를 입수한 경찰청은 추방 담당 기관인 집행·퇴거운영국(ERO)에 긴급 공조를 요청, 불법체류자 추적 전문팀이 사건을 배당받고 본격적인 수사와 잠복에 나섰다. 이후 피의자가 은신처 근처 차량에 접근하는 모습을 포착한 경찰청은 올해 9월 피의자들을 모두 검거했다. 이들이 도피한 지 2년 만이었다.

경찰청은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미 국토안보수사국과 논의 끝에 양국 법집행기관이 함께 송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 결과, 경찰청과 국토안보부(HSI·ERO)로 구성된 합동 송환팀이 지난 19일 피의자들을 모두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사건은 한미 양국이 한 팀이 돼 민생 침해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검거한 성공적인 공조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해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피의자들에 대한 검거와 송환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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