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이용료 무료에 비품비 100만원 지원
“추억의 장소에서 결혼식 올릴 수 있어 의미 깊어”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진행된 결혼식 모습. [이신후(신부)씨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저희 부부를 알지 못하지만 공원에 있던 모든 분이 저희 결혼을 축하해주셨어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예식장 ‘서울마이웨딩’이 예비 신혼부부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결혼식장 대여에 대한 비용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공간으로 결혼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 시내 26개소(야외 19개, 실내 7개)의 공공예식장을 운영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22년 코로나19로 결혼식장 구하기가 어려워진 예비 신혼부부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해당 사업을 공약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공공예식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범사업 기간에는 29쌍이 공공예식장을 이용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4배 정도 증가한 106쌍이 공공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공공예식장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장소여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시는 결혼식에 사용되는 비품비를 최대 100만원 지원하고 있다.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지난 10월 5일 결혼식을 한 이신후(30·서울 영등포구)씨는 “남편과 연애 시절에 자주 데이트하던 선유도공원에서도 공공예식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해 결혼식을 하게 됐다”며 “식장을 어떻게 꾸미냐, 식사는 어떻게 하느냐에 차이는 있지만 대관료가 무료여서 만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결혼식. [서울시 제공] |
공공예식장의 또 하나의 장점은 획일적인 실내 결혼식장이 아닌 다양한 분위기의 서울 시내 명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북서울 꿈의 숲, 선유도공원, 한강공원 물빛무대, 서울어린이대공원 숲속의 무대, 술밭근린공원, 문화비축기지,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등 서울시민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 봤을 친숙하면서도 아름다운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씨는 “지나가던 분들도 우리를 알지 못하지만 ‘축하한다’, ‘잘 사세요’ 라며 축하해 주셨다”며 “하객들도 예식장이 너무 예쁘고 특별해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서울시 공공예식장 인기가 높아졌다. 시에 따르면 이미 내년에는 169쌍의 예비 신혼부부가 예약을 마친 상태다.
시는 공공예식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식장소별 지정 업체가 1곳이었는데 내년부터는 복수업체 중 신혼부부가 맘에 드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예식장 운영 결혼협력업체도 5개에서 1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현황. [서울마이웨딩 홈페이지] |
공공예식장 서울마이웨딩은 누리집에서 상담신청을 통해 가능한 장소와 시간 등을 선정해서 예약하면 된다.
서울시 가족정책팀 담당자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우선 많은 젊은 남녀가 결혼하는 것이 시작”이라며 “보다 많은 예비 신혼부부가 비용 부담 없이 서울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