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출신 중도입국 자녀 김민준씨는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특수용접과 수료 전 취업에 성공해 소방기계장비 제작 전문기업에서 용접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제공] |
내년 남인천, 순천, 포항 등 3개 캠퍼스에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 구축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 김민준(22·남) 씨의 고향은 태국이다. 리조트에서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아르바이트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2020년 한국에 이주한 그는 1년여간 독학과 사회통합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익혔다. 2022년 국적을 취득한 후, 공장에서 포장 업무를 하며 약 1년간 일당직으로 일했다.
김 씨는 올해 3월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특수용접과 전문기술과정(1년 직업훈련과정)에 입학했다. 기술을 배우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용접사인 아버지의 권유가 영향을 미쳤다. 김 씨는 “첫 실습에서 아크(용접 스파크)를 일으키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교수님께서 아크 발생법과 비드(용접살) 놓기 기초부터 눈높이에 맞춰 지도해주셔서 실습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실력도 쌓여, 재학 중 가스텅스텐아크용접기능사, 이산화탄소가스아크용접기능사 등 2개의 국가기술자격도 취득했다.
소방기계장비 제작 전문기업 창돈엔지니어링에 취업한 그는 “더 기량을 익혀 아버지 같은 숙련 기술인이 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폴리텍대학은 22일 뿌리산업 분야 취업사례를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뿌리산업이 힘들다는 인식은 있지만, 경쟁력이 충분해 취업난을 타개하는 돌파구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희정(40) 씨는 용접 분야에서 여성의 섬세함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임 씨는 영어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공공기관에서 시민 대상 강좌를 운영하며 교육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출강 기회가 줄어들자, 지역 뿌리산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기술 분야로의 전직을 결심했다.
올해 3월, 임 씨는 순천캠퍼스 산업설비과 전문기술과정에 입학해 설비보전기사, 피복아크용접기능사, 이산화탄소가스아크용접기능사 등 3개의 국가기술자격을 따냈다. 추가로 소방설비기사(전기분야)와 위험물산업기사 등 필기시험에 합격한 자격도 5개에 이른다.
임 씨는 수료 전 취업에 성공해 현재 포스코 정비 자회사인 포스코GYR테크에서 일하고 있다. 기계정비와 설비보전 분야 자격 취득을 위한 기술 교육 등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사내 교육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교재를 수정 집필하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편, 폴리텍대학은 구인난을 겪는 뿌리산업을 중심으로 산업현장의 필요 인력과 구직자 간 일자리 연계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남인천캠퍼스(인천 주안) ▷순천캠퍼스 ▷포항캠퍼스 등 3곳에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를 시범 구축한다.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는 지역 산업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현장형 기술 인력을 연중 신속히 양성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업계 주문식(On-demand) 형태로, 훈련생을 수시 모집하고 지역 산업체가 요구하는 훈련 내용과 시기 등을 반영해 4주에서 6개월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폴리텍대학은 내년 1월까지 캠퍼스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8월까지 센터 개소를 완료한 뒤 9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이철수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고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나, 인력 부족과 기술 혁신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면서 “뿌리산업 특화 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산업 구인난 해소와 산업 생태계 강화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폴리텍대학은 내년 3월 중순까지 2025학년도 전문기술과정 신입생 모집을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