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부담·리스크 분산해야”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물망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안보 협의 위한 여야정협의체 참여 결정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비대위원장의 범위를 원내 중진의원으로 좁히는 분위기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내홍에 휩싸인 당의 ‘통합’에 방점을 둬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주 중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에 관해 “이런저런 의견이 대립되고 있어 저도 고심 중”며 “이번주 초 의원총회에서 공개하기로 했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라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한다. 전국위 의결을 위해 3일의 공고 기간이 필요하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등이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국민의힘은 지난 일주일 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경륜 있는 원외 인사부터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까지 다양한 후보가 물망에 올랐고, 권 대표 권한대행이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하는 ‘원톱’ 체제까지도 거론됐다.
선수별로 의원들이 따로 만나 의견을 조율한 끝에 원내 중진 의원이 권성동 원내대표와 투톱 체제를 이끄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4선 의원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박대출 의원은 “여러가지로 당의 안정을 위해서는 투톱이 더 낫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김석기 의원도 3선 의원 회동 후 “내부의 현역 모셔오는 게 맞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라며 “(권 원내대표) 혼자서 할 경우 업무가 과도하고,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투톱으로 가는 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재선 회동 후 권영진 의원은 “지금 어려운 시기이고 짊어져야 할 짐 너무 많다”며 “지도부 부담과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명백히 역할을 분담하며 서로 협력 체제를 구성하는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으로 가자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나경원, 조배숙, 윤재옥 의원 등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11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
원내 중진 의원으로 의견이 모인 건 그만큼 당 내에서 안정과 화합에 대한 요구가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영남 지역구를 둔 한 중진 의원은 “화합을 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할 수 있어야 된다. 그래서 원내가 적합하지 않냐”며 “우리는 비상상황을 맞이했다. 당을 조금 안정시킨 다음에 단일대오로 차후 일들에 대해 논의와 토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비대위원장에게는 어수선한 당을 수습하는 동시에 등 돌린 민심을 회복해야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진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시 두달 간의 조기 대선까지 이끌어야 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원내의 현안은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비대위원장은 외부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민심을 수습과 지지율 회복 등 당의 힘을 키우는 데 몰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합에 방점을 찍으면서 원내대표에 이어 비대위원장까지 중진 의원들이 차지할 경우 당 쇄신과는 멀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 대표 권한대행을 제외한 5선 중진은 5명으로 권영세, 나경원, 김기현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진 의원들이 원내대표도 뽑고 비대위원장까지 뽑냐는 말이 나올 수 있어 부담스러우니 선수별 의견 취합한다 한 것 아니겠느냐”며 “초선 및 재선 의원 중에서 친윤계 중진 의원들과 결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있고, 그들이 큰 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