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55%·금융자산 39%… 종잣돈 7.4억 42세에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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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빌딩에서 난방열로 인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지난해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46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앞으로 1년 이내 단기 투자 대상으로 주식을, 3∼5년 중장기 투자처로 거주용 주택에 관심을 보였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46만1000명이었다. 이는 전체 인구의 0.9%에 해당한다.
부자는 2022년보다 1.0% 늘었다. 하지만 증가율은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연구소는 “총인구와 경제활동인구 감소 영향으로 부자 수의 정체나 감소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2.9%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18.7% 반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 규모별로는 91.5%(42만2000명)가 10억원∼10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분류됐다.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원∼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6.3%(2만9000명),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2%(1만1000명)로 집계됐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부자 4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평균 55.4%, 38.9%의 비율로 나뉘어 있었다. 2023년(부동산 56.2%·금융 37.9%)보다 부동산 비중은 줄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산 구성은 거주용 주택(32.0%), 유동성 금융자산(11.6%), 거주용 외 주택(10.9%), 빌딩·상가(10.3%), 예·적금(8.7%), 주식(7.4%) 순이었다. 주식과 거주용 외 주택의 비중이 커졌다.
금융투자 성향은 큰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적극 투자형’과 ‘공격 투자형’의 합이 20.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p) 늘었다. 반대로 ‘안정형’과 ‘안정 추구형’의 합은 51.6%에서 44.3%로 급감했다.
부자들에게 지난 1년간 금융 투자 성과를 묻자 “수익을 냈다’고 답한 비율은 32.3%에 달했다. 지난해(20.3%)보다 1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작년 말 가파른 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올해 초 차익 실현이 활발했던 분위기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금융 투자 상품별 수익 경험률은 주식(32.5%)이 가장 높았다. 펀드(9.0%), 만기환급형 보험(7.3%), 채권(6.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는 향후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도 주식(35.5%)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금·보석(33.5%), 거주용 주택(32.5%), 거주용 외 주택(31.3%), 빌딩·상가(21.3%) 순이었다.
3∼5년 중장기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유망 투자처로는 거주용 주택(35.8%), 주식(35.5%), 거주용 외 주택(32.3%), 금·보석(30.3%) 등이 꼽혔다.
부자들이 자산을 축적한 원천은 사업소득(32.8%)과 부동산 투자(26.3%)였다. ‘종잣돈’ 규모는 평균 7억4000만원이었다. 이들은 종잣돈을 평균 42세에 모았다고 답했다.
또 부자의 60.8%는 현금·예적금(복수 응답 53.9%), 거주용 부동산(44.0%), 거주용 외 부동산(35.4%) 등을 상속·증여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4.5%가 배우자나 자녀에게 이미 현금·예적금(54.6%), 거주용 부동산(48.5%) 등을 증여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