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밸류업 2차펀드 기관자금 23일 납입…민간자금 11월 30억 그쳐 [투자360]

주관 운용사에 납입…향후 운용사 3곳서 집행
밸류업 ETF와 개별 종목 절반씩 투입
2차 펀드 약정 조성한 지 하루만에 자금 마련
1차 펀드 민간 동참 저조 영향…11월 말 30억원 불과


여의도 전경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한 ‘밸류업 2차 펀드’ 약정액 1500억원이 23일 전액 납입된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원년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연말 증시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금리인하 속도조절론,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강달러 영향 등으로 뒷걸음질 치자, 1차 펀드 집행 뒤 약 일주일 만에 2차 펀드가 신속하게 투입되는 것이다. 자금은 자산운용사 3곳을 통해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와 개별 종목에 집행될 예정이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한국금융투자협회·한국증권금융·코스콤 등 5개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한 밸류업 2차 펀드 약정액(1500억원)이 이날 주관 자산운용사에 일괄 납입된다. 지난 20일 2차 펀드 조성 약정을 체결한 뒤 하루 만에 신속하게 자금을 마련하고 납입까지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후 주관 자산운용사는 자금을 실제 집행하는 운용사 3곳에 약정액을 배분한다. 운용사 3곳은 이를 밸류업 ETF와 지수에 편입된 개별 종목에 절반씩 집행할 계획이다. 운용사가 적절한 투자 시점을 판단해 집행하기 때문에 전액(1500억원)이 시장에 유입되는 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말 국내 증시가 주요국 증시와 달리 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빠르게 집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밸류업 2차 펀드는 1차 펀드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흐름이다. 1차 펀드는 지난달 4일 증권 유관기관 5곳이 1000억원 규모로 조성 계약을 체결한 뒤 약 한달 만에 집행됐다. 유관기관이 이달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300억원, 700억원을 분할해 납입하면서 투입 시점에 거리를 뒀다. 자금이 마련되고 집행되기 까지 한 달 넘게 소요됐다. 그러나 2차 펀드는 약정된 지 하루 만에 일괄 납입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규모도 1차 펀드 보다 500억원이 늘어났다.

신속한 2차 펀드 시행은 연말 증시가 고전한데다 민간 동참이 더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펀드는 유관기관과 민간자금이 절반씩 마련하는 형식이다. 1차 펀드 조성 당시 민간에서 1000억원을 마련하게끔 했지만 동참은 저조했다. 지난달 말 기준 민간에서 모인 자금은 3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율 참여 형식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지만 1000억원 목표 대비 현저하게 적은 규모다. 유관기관이 발빠르게 자금을 마련해야 했던 배경으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안 좋으니 장기성 자금들이 들어오기 쉽지 않다”며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 연말인데 들어가자마자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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