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盧·朴과 비교 어렵지만, 내란죄가 가장 중하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에 마은혁 후보자, 오후 2시에 정계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각각 진행하며 24일 오전 10시에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마은혁(61·연수원 29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적힌 사유 중 윤 대통령에게 적용된 ‘내란죄’가 가장 중하다고 밝혔다.

마 후보자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진행 중인 국회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각 행위를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행위와 관련된 법정형을 비교하면 내란죄의 법정형이 가장 중하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를 열거하며 ‘어떤 (죄) 위반이 가장 중대하나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대통령 탄핵은 헌법 제65조 1항에 근거한다.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 국회가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다만 헌재는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헌법 조항을 구체화해 ‘중대한 법 위반’이라는 기준을 세웠다.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법 위반의 중대성이 커야 탄핵을 인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뇌물 수수, 공금 횡령 등 부정행위 ▷명백하게 국익을 해하는 활동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 침해 ▷국민기본권 침해 ▷선거 조작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비상계엄이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면 통치행위가 아닌 내란에 해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실체 조건 판단과 관련해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비상계엄이 대통령의 통치행위로서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헌재나 대법원은 계엄 선포에 대해서도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마 후보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을 꼽았다. 2015년 대법원이 긴급조치 제9호 발령에 따른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으나, 마 후보자는 2018년 관련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2년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마 후보자는 “대법원은 긴급조치 제9호 발령이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며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은 (위헌무효로 규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국가권력의 통제라는 관점에서 대단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25년 동안 법관으로 재직하며 근로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국가권력의 남용을 통제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이론적 모색과 실무적 판단을 해왔다”며 “(재판관이 된다면)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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