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단, 카페폭포 등 예산 전액 삭감돼
박찬숙 감독이 이끄는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이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여자일반부 결승에서 김천시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 ‘2025년도 예산안’이 ‘서대문구의회 제304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20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수정 가결되며 구를 대표하는 사업들이 멈춰설 위기에 처했다. 이 중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의 예산도 전액 삭감돼 농구단은 해체될 위기에 몰렸다.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2025년 예산안은 앞서 구의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를 거쳐 여야 합의 속에 최종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 후 확정됐다.
하지만 20일 오전 예정됐던 폐회식이 미뤄진 채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습 발의한 수정동의안이 기존 여야 합의안을 대신해 가결됐다. 서대문구의회는 의원 15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8명인 다수당으로, 갑작스러운 발의와 가결이 그대로 통과됐다.
구는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이 “서대문구가 교육경비와 노령연금 예산 10억원을 삭감해 이를 농구단 운영비로 증액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이 예결위 계수 조정을 통해 해당 예산 10억원을 삭감했음에도 마치 구가 농구단 운영을 위해 삭감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은 국내 여자농구의 전설 박찬숙 감독이 이끄는 실업 농구단이다. 지난해 3월 창단한 신생팀이지만 창단 1년 만인 올해 4월과 6월에 열린 2024 전국실업농구연맹전, 지난 8월 제79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까지 ‘4개 대회 12경기 연속 무패 우승’의 기록을 세우며 서대문구의 자랑거리로 여겨졌다.
구는 내년 여자농구단 운영비로 총 8억48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농구단 선수들은 구청 직원 소속으로 등록돼 있어 이대로 예산이 삭감될 경우 급여를 지급할 수 없게 된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
이와 함께 ▷내외국인 150만명이 방문하며 세계적 힐링 명소로 급부상한 ‘카페폭포 한류문화체험관’ 조성 사업비 10억원 ▷주민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한 ‘클래식 공연’ 예산 2억9000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서대문구는 예산안 수정동의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예결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은 채 통과된 만큼 향후 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님들의 비상식적인 예산안 의결권 행사가 의회 파행과 주민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여야를 떠나 구의회가 주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본질적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