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폐업지원·신규 재원 마련
3년간 지원 규모 2조원 내외 추정
탄핵정국 여파로 소상공인 자금 악화가 심화한 가운데, 은행권이 빚 갚는 여력이 약화한 소상공인 대상 금리를 낮추면서도 최장 10년 장기 분할 대환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폐업자를 위해서도 3%대 최장 30년의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관련기사 3면
이를 통해 각각 연체 우려 소상공인은 121만원, 폐업자는 103만원의 연 이자 감면 효과가 예상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주요 은행 은행장은 23일 김병환 금융위원장,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참여 은행은 산업·수출입·IBK기업·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KB국민·한국씨티·수협·iM·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과, 케이·카카오·토스뱅크 등이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한 민생금융 지원방안의 후속조치다. 시즌1이 이자 환급을 통한 즉각적인 부담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면 시즌2는 채무조정을 통해 이자 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데 집중했다. 분할상환, 이자감면 등을 제공하되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자금지원도 지속되도록 했다.
이번 방안으로 3년 시행을 기준으로 연간 25만명, 대출액 14조원에 대한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20개 은행이 참여해 연간 약 6000억~7000억원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은행의 분담액은 대출 규모에 따라 나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은행권은 자체적으로 연체 우려 차주의 채무조정을 지원해 온 ‘개인사업자대출119’ 프로그램을 강화한 이른바 ‘119플러스(Plus)’를 통해 법인 소상공인에게도 만기 연장과 장기분할상환, 금리부담 완화 등을 지원한다. 대상은 연체 우려가 있거나 휴업 등 재무 상황이 곤란한 차주, 연속 연체기간이 90일 미만인 차주 등이다.
기존 사업자대출을 신용은 최대 5년, 담보는 최대 10년의 장기 분할상환상품으로 대환하고 대환·만기연장 과정에서 금리도 낮춰준다. 재산출된 금리가 높아지면 기존금리 이하로 제한하고 기존보다 높지 않더라도 금리를 일부 감면해줄 예정이다.
맞춤형 채무조정 대상은 연 10만명, 대출액 5조원으로 총 이자부담이 연간 121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감면 이자는 121만원으로 금리감면 효과는 2.51%포인트다.
또한 사업을 더 이상 영위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차주가 원하는 범위 내에서 최장 30년까지 장기 분할상환을 지원한다. 최대 1년의 상환유예 또는 최대 2년의 거치도 가능하며 대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금리는 잔액 1억원 이내 대출의 경우 3% 수준으로 예상된다.
폐업자 지원 프로그램은 정상 상환 중인 개인사업자 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연 10만명, 약 7조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이자부담이 연 3150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1인당 줄어드는 이자는 103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맞춤형 채무조정과 폐업자 지원은 은행연합회의 모범규준 개정 등을 거쳐 내년 3~4월 중 시행된다.
성실 상환자 등 재기 의지가 있는 소상공인이 추가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어주기로 했다.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개인사업자 대상 연 6~7% 수준 최대 5년 분할 상환, 2000만원 한도의 대출을 신설했다. 매출액 증대 등 경쟁력 강화 계획을 입증한 소상공인에게는 최대 10년 분할로 개인사업자 5000만원, 법인 소상공인 1억원씩 자금을 지원해준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