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물체 조작 가능 고성능 로봇 그리퍼 개발

김의겸 아주대 교수팀
다양하게 잡고 공구 조작까지 가능한 로봇 그리퍼와 끝단 센서 개발
작업 범위 넓고 기능성 명확해 로봇 신산업 개척에 널리 활용 가능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국내 연구진이 전방위 물체 조작이 가능한 고성능 로봇 손을 개발했다. 정밀한 접촉력을 측정할 수 있는 손가락 끝 촉각 센서도 함께 개발해 로봇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아주대(총장 최기주)는 기계공학과 김의겸 교수팀이 다양한 방식으로 물체를 쥐거나 조작할 수 있는 고성능 로봇 그리퍼(Robot Gripper)와 정밀한 접촉력 측정이 가능한 촉각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전방위 물체 조작이 가능한 다자유도 산업용 로봇 그리퍼(INDEX Gripper: Industrial Dexterous Robotic Gripper Capable of All-Orientational Object Manipulation)’라는 제목으로 ‘IEEE-ASME 트랜색션스 온 메카트로닉스(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12월호에 게재됐다. 그리퍼 촉각센서에 대한 내용은 ‘정밀한 접촉력 측정이 가능한 손가락 끝 촉각 센서(Tactile Sensor Integrated Fingertip Capable of Detecting Precise Contact Force for Robotic Grippers)’라는 제목으로 ‘IEEE 트랜색션스 온 인더스트리얼 일렉트로닉스(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Electronics)’10월호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아주대 기계공학과 김의겸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유성·박정화 학생(석박사 통합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두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로는 한국기계연구원의 박동일 박사와 아주대 기계공학과의 최정일 교수가 함께 했다.

3지 형태의 로봇 손인 로봇 그리퍼(Robot Gripper)는 그동안 잡거나 놓는(pick and place) 수준의 작업만을 수행할 수 있었다. 신뢰할 수 있는 제어성과 견고함을 확보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 같은 제어성과 견고함을 유지하면서도 평행 잡기(parallel grasp), 정밀 잡기(pinching grasp), 감싸 잡기(enveloping grasp)와 같이 다양하게 물건을 쥘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더 나아가 물체의 방위를 손안에서 변경(in-hand manipulation)하거나 공구를 조작(Tool manipulation)하는 기능까지 가능한 로봇 손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병렬 및 직렬 구조 기반의 새로운 링크 메커니즘을 개발, 기존에 개발된 메커니즘보다 높은 구동 자유도를 확보했다. 또한, 견고한 구동계 및 구조 설계를 통해 높은 파지(把持)력을 확보했다.

아주대 연구팀은 더불어 로봇 손끝에 결합할 수 있는 그리퍼 끝단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를 활용하면 물체가 어떻게 잡히고 조작되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센서는 로봇과의 결합이 용이하고, 높은 공간 해상도(0.1mm 이하)와 분포 하중 측정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센서가 정확하게 접촉력을 측정하고, 로봇이 섬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높은 공간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는 보정 알고리즘을 센서에 적용, 해당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새롭게 개발한 센서와 로봇 손을 활용하면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산업용 로봇의 끝단 장치(end-effector)로 장착해, 기존에 수행이 어려웠던 작업들을 하나의 그리퍼 플랫폼에서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로봇 그리퍼로 전구와 같은 물체를 단순히 잡고 놓는 작업만 가능했으나 새로 개발한 그리퍼는 전구의 방향을 조작해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고 전구를 끼워 설치하는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볼트와 같은 작은 물체를 돌려서 빼고 방향을 맞춰 구멍에 끼우는 작업(peg-in-hole)뿐 아니라, 드라이버를 잡고 조작해 볼트를 조이는 작업까지도 가능하다. 특히 그리퍼 끝단 센서를 활용하면 물체가 어떻게 잡히고 조작되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자동화 제어에 활용될 수 있다.

아주대 김의겸 교수는 “인간의 손 모양을 본떠 만든 인간형 로봇손은 특수한 제어방법론이 필요해 아직 산업 현장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다자유도 그리퍼는 작업 범위가 매우 넓고 명확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어 로봇 신산업 개척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의겸 교수팀은 고성능 그리퍼 기술과 로봇용 촉각 센서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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