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메모리 요구량↓, 고속 처리 제공 등 성능↑
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팅 에뮬레이터 ‘큐플레이어’ 구동을 시연하는 모습. [ETRI 제공]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양자 컴퓨팅 기술로 양자 회로 설계와 프로그램 검증을 제공하는 시범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는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을 실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2일부터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양자 회로 설계와 검증 제공 시범서비스인 ‘큐그라운드’를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큐그라운드는 양자 컴퓨팅 기술인 ‘큐플레이어’를 기반으로 한다.
큐그라운드는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컴퓨팅시스템 기술 개발을 최종 목표로 하는 연구 개발 단계 중 첫 번째 성과다.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큐플레이어는 2020년부터 ‘양자 큐비트 오류 정정 및 논리 큐비트 제어 기술’ 연구 결과물이다.
큐플레이어는 고전 컴퓨터에서 양자 상태벡터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설계됐다. 기존 양자컴퓨팅 에뮬레이터와는 달리, 큐플레이어는 양자 상태공간의 축소 관리 기법을 도입해 메모리 요구량을 줄이고 운영 성능은 개선했다.
ETRI는 “큐플레이어가 기존 슈퍼컴퓨터상의 다중 노드 기반 45큐비트 에뮬레이션이나, 단일 노드에서 35큐비트 수준의 에뮬레이션을 수행하던 IBM의 상용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128개의 물리 큐비트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자 중첩도가 70% 이내인 알고리즘에서 낮은 메모리 요구량과 고속 실행 시간 제공으로 기존 양자컴퓨팅 에뮬레이터보다 성능 우위를 보였다.
ETRI는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빠르고 효율적인 양자컴퓨팅 실험과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양자 소프트웨어 연구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는 SCIE 저널 양자과학과 기술에 게재됐다. 또 3극 특허를 포함한 두 건의 국제 특허 출원도 있었다. 양자 암호화 기술 연구 분야에서는 기반인프라로 활용돼 그 기능과 성능을 이미 입증한 바도 있다.
현재 큐플레이어는 양자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 양자 보안 전문 기업 노르마 등과 함께 상용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TRI는 큐그라운드 서비스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에뮬레이션과 잡음 모사형 에뮬레이션이 가능한 엔진 코어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나아가 양자 알고리즘 패턴에 따른 최적 엔진 코어 운영 정책 선택 기술을 큐플레이어에 추가 개발해 사용자 운영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