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캡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에 나타나고 있는 “심각하면서도 즐거운” 시위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22일(현지시간) ‘밈과 농담과 고양이…정치 시위에 패러디를 활용하는 한국인들’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시위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풍자와 해학을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NYT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선 한국인 중 일부는 농담과 풍자를 통해 분노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며 “그들은 고양이와 해달, 음식에 관한 기발한 메시지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인해 아늑한 침대에서 벗어나야 했다는 농담이 담긴 깃발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다양한 깃발의 사진을 첨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앞에선 환호성이 나왔다. 김도윤 기자

소개된 깃발로는 ‘만두노총 군만두노조’, ‘방구석 피자토핑 연구회’, ‘전국 멀미인 연합’, ‘냉동실 발굴단’, ‘일정밀린 사람 연합’ 등이 있었다.

또 ‘빡친(화난) 고양이 집사 연맹’, ‘전국 탈모병아리 협회’, ‘전국 해달은수달이아니야 협회’ 등 동물을 활용한 풍자의 사례들도 소개했다.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집회 현장에서의 K-팝 응원봉 [X 캡처]

사진 속 깃발 옆에는 그 의미를 풀이해주는 영문 설명도 하나하나 달았다.

NYT는 “깃발 속의 단체들은 실존하지 않는 곳으로, 노조나 교회·학교 등 실제 단체들을 패러디한 것”이라며 “이는 윤 대통령에 반대하는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유머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대통령 퇴진 요구와 같은 심각한 시위조차 매력적이고 낙관적이며 축제와 같은 분위기일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인들이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둠 속 환하게 빛나는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많은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임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