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셀지수<중소형주 중심> 트럼프 취임 후 회복 전망”

11월 10% 오르다 12월 하락세
FOMC 금리인하에 모멘템 실종
“트럼프 관세정책 시장친화 기조
내수 비중 높은 중기에 호재 작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가 12월 들어 하락세다. 2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2월 거래일 중 러셀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날은 불과 5일에 불과하다. 지난달 총 20거래일 중 14거래일 동안 주가가 올랐던 상황과 비교하면 부진한 상황이다.

두 기간 주가 상승률을 비교했을 때 차이는 두드러진다. 11월 한 달간 러셀지수의 주가 상승률은 10.8인 것에 비해 12월은 -7.9%로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러셀지수는 앞서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2434.98을 기록하면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법인세 감세 및 규제 완화 등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러셀지수에 대한 투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러셀지수는 미국 상장사 시가총액 1001위~3000위 중소형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로, 기술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종목 대비 성장성을 바라보는 가치주 비중이 높다.

그러나 11월 러셀지수의 강세를 견인한 정책 모멘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발표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현재 뉴욕증시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러셀지수의 하락에 대해 ‘정책 기대감 선반영’을 이유로 꼽는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11월은 정책이 다했다”며 “12월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이 주가 둔화에 영향을 끼치고 FOMC의 찬물을 끼얹은 발표까지 이어져 타격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는 안 좋아도 다음 달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취임한 이후 2월 초중순 사이 정책 초안이 나오면 러셀지수는 다시 또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또,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됐던 뉴욕 증시가 기준금리 변화에 따라 다시 한번 밸류에이션 부담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국면”이라며 “정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 전까지 현재와 같은 변동성 구간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소형주는 통상 대형주 대비 금리 민감도가 더 높다. 중소기업은 대형 기업 대비 부채 확률이 더 높을뿐더러 조달금리도 비싼데 기준금리가 안 내리면 관련 비용도 더 오르기 마련이다.

이에 백 연구원은 “금융규제가 완화돼야 자금조달에 여유가 생기니 이 지점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제 정책 이행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세금 관련 정책이 의회에 산정되는 등 본격적으로 정책이 가동될 때 지수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 기업(거대정보기술 기업)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현상도 러셀지수 부진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숨 고르기를 하던 나스닥지수 상승률이 다우지수 및 러셀2000지수를 상회하는 현상은 빅테크 혹은 기술혁신에 대한 시장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이유로 러셀지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최고경영자(CEO) 대상 1년 후 경기전망 설문조사 결과는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전망이 더 낙관적”이라며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 대출 규제 완화 및 자본시장 친화적 인선은 중소기업들의 자본 조달을 더욱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정책에 따른 강달러 기조 역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유리하다고 봤다. 조 연구원은 “달러의 상대적 우위가 지속되면 수출 중심 미국 대형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높아져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형 기업들에는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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