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원 상당 대규모 자금 이탈하며 논란 커져
가상화폐 거래소 하이퍼리퀴드 화면.[하이퍼리퀴드 캡처]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 해커들이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하이퍼리퀴드에서 거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거래소에서 16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이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지털 지갑 제공업체인 메타마스크의 보안 전문가 테일러 모나한은 해커들과 관련된 디지털 지갑이 지난 10월부터 하이퍼리퀴드에서 거래돼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모나한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의심되는 지갑의 주소와 활동에 대한 게시물을 올리면서 북한 해커들이 하이퍼리퀴드 같은 플랫폼에서 시험삼아 거래하며 잠재적인 보안 결함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 보안팀은 “하이퍼리퀴드 측은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활동을 인지하고 있으며, 하이퍼리퀴드는 북한 해커로부터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다”는 공지문을 게시한 상태다.
하지만 모나한의 해당 게시물이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하루 하이퍼리퀴드에 예치된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다.
블룸버그는 벤처캐피털 펀드인 ‘해시드 온 듄 애널리틱스’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이 거래소에서 1억1200만달러(약 1626억원)가 넘는 스테이블 코인 USDC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 거래소 토큰인 하이프(HYPE) 가격도 20% 하락했다.
하이퍼리퀴드의 공동 창립자인 제프 얀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도 이날 하이퍼리퀴드에서 6000만달러(약 871억원) 이상의 USDC 순유출이 일어났으며, 이 플랫폼에서 북한 해커들이 활동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와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자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된 탈중앙화 거래소로, 가상화폐 파생상품이 주로 거래되고 있다.
듄 애널리틱스에서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지난 한 주 동안 하루 평균 거래량 88억달러(약 12조7828억원)를 기록하는 등 거래량 기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자리잡았다.
지난 21일 엑스 게시물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거래량이 150억달러(약 21조789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