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세대교체·조직 슬림화…포스코 장인화號, 복합위기 속 정면돌파 선택 [비즈360]

장인화 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임원 인사
과감한 세대교체·여성임원 등용 눈길
승진규모 62명으로 전년비 30% 감소
1970년대생 대표이사 4명으로


이희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심민석 포스코DX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포스코그룹이 23일 단행한 2025년도 정기 인사에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포석이 담겨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의 슬림화와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의 양대 사업인 철강·이차전지소재 분야를 더욱 강화한 것도 주목할 특징으로 꼽힌다.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이번 임원 인사는 ▷과감한 세대 교체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과 사업회사 내부 승진 확대 ▷전문성과 사업역량을 두루 갖춘 여성 임원 등용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승진 규모도 2024년 92명에서 2025년 62명으로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들었다. 이를 통해 전체 임원진의 규모도 15% 가량 축소됐다.

장 회장 취임 이후 첫 번째로 단행된 이번 인사와 정기 조직개편에서 각 사업회사의 수장이 상당수 교체될 정도로 인사폭도 컸다는 평가다.

포스코 신임 대표이사는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부사장)이 맡는다. 이 대표는 앞서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및 포스코엠텍 사장을 역임했다. 선강 조업분야 기술력과 안전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업, 안전 및 설비 강건화 추진에 있어서도 적임자라는 중론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이 대표로 승진하고,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부사장)이, 포스코DX 대표에는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상무)가 올랐다.

1970년대생 대표이사 3명(박승대 포스코휴먼스 대표, 오개희 포스코HY클린메탈 대표, 박부현 포스코IH 대표)이 전격발탁된 것도 특징이다. 이로써 앞서 1명(이재우 포스코실리콘솔루션 대표) 뿐이던 그룹의 1970년대생 대표이사는 이번 인사로 4명까지 늘어났다.

여성 인재들의 약진도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총 5명의 여성 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전체 45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11% 수준으로, 이유경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은 포스코그룹 최초로 여성 부사장에 올랐다.

포스코 명장출신으로 첫 임원에 오른 손병락 기술위원(기존 상무급)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전무급으로 한단계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장인화 회장 체제’가 한층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랜 시간 포스코에 몸 담았던 이시우 포스코 사장이 물러나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김학동 전 부회장과 함께 포스코의 한 축을 맡아 왔다.

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한 조직개편이 이뤄진 점도 주목된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우선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하면서, 이전의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6본부(미래전략본부·사업시너지본부·재무IR본부·기업윤리본부·커뮤니케이션본부·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전환했다.

종전에 분산되어 있던 미래 성장투자 기능은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은 ‘사업시너지본부’로 통합했다. 탄소중립의 체계적 실행을 위해 원전 자가발전, 수소생산 관련 협력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과 인도 지역 투자 가속화를 위한 ‘인도PJT추진반’도 새롭게 설치했다.

아울러 호주 현지에 핵심 광물 확보와 원료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설치했다.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은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은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이 맡기로 했다.

철강회사 포스코는 철강 조업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발족한 ‘설비강건화TF팀’에 이어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하고,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하여 안전 담당 조직을 맡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분야를 3개 본부(철강·친환경·식량바이오)에서 2개 본부(철강·소재바이오)로 합친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발전 화공 분야 수주 및 사업 기능 통합을 위해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을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하고, 핵심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수주·시공 프로세스 고도화를 담당하는 ‘사업구조혁신TF’를 신설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술력 확보 및 연구개발(R&D) 기능 강화를 위해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하여 사장 직속으로 이관하고, ‘경영기획본부’와 ‘경영지원본부’를 통합한다. 포스코DX는 사업 구조조정을 반영하여 물류자동화추진반을 폐지하고, DX혁신 기술 확보 및 미래 먹거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룹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조직을 보다 효율화하는 것에 방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면서 “장 회장이 그동안 현장경영 등을 통해 사업 전반을 둘러보고 복합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들에게 중책을 맡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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