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두차례 회동했지만 ‘빈손’
이기흥 회장 전날 3선 도전 선언
강태선 회장 오늘 출마 공식 발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대한민국 ‘스포츠 대통령’을 뽑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 등록이 24일 시작된다. 3선 도전을 선언한 이기흥 현 체육회장을 비롯해 역대 최다인 8명이 입후보할 예정인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후보 단일화가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1월14일 실시되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 후보 등록이 이날 오전 9시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이뤄진다. 공식 선거운동은 후보등록 다음날인 26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1월13일까지 19일간 가능하다. 선거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2300여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된다. 선거인 명부는 25일 확정된다.
이기흥 회장이 정부 압박과 사법리스크 속에서도 23일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체육회장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체육이 대내외적으로 많은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도외시하고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모든 권력 기관이 다 체육회 조사에 나선 상황에서 편안하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갈 수 없었다. 여기서 물러서면 모든 걸 인정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흥 회장은 이날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Independence(독립) ▷Optimization(최적화) ▷Collaboration(협력) 등 세가지 축으로 체육회 변화를 이끌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도 24일 후보자등록을 한 뒤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체육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
현재 이기흥 회장과 강태선 회장을 비롯해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 의향을 밝힌 상태다.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와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이다.
체육계의 관심은 선거마다 무산된 후보 단일화가 이번엔 이뤄질지 여부다. 후보들은 이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며 2차례 회동을 가졌다.
박창범, 강신욱, 안상수, 유승민 후보가 지난 17일 단일화 추진을 위한 첫 회동을 했고, 닷새만인 지난 22일 박창범, 강신욱, 안상수 후보와 강태선 후보 측 인사가 비공개로 만났다. 유승민 후보는 2차 회동에서 빠졌는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창범 후보는 “후보 단일화의 대승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소단위 단일화’라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25일 오후 6시까지 국민적 열망인 후보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일화 당위성의 큰 틀에선 합의했더라도 구체적인 방법론 도출이 쉽지 않은 터라 이번 선거에서도 ‘반(反) 이기흥’ 연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기흥 회장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 2021년 체육회장 선거 때도 단일화에 근접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결국 이기흥 회장이 46.35%의 득표율로 강신욱(25.68%), 이종걸(21.43%) 후보를 여유있게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이 회장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결과였다.
이기흥 회장이 각종 논란 속에서도 3연임에 성공할지, 아니면 다른 경쟁 후보들이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뤄 판세를 뒤집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