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본점도 ‘2兆 클럽’…백화점, ‘규모의 경제’ 격전지로

신세계 센텀시티 이어 롯데 본점도 연매출 2조
‘3조 클럽’엔 최초 2곳…신세계 강남·롯데 잠실
“명품 유치에도 유리” 점포 구조조정 이어질 듯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롯데백화점 본점이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해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3조 클럽’에 올라섰다. 소비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다만 전반적인 구매력 증가 및 소비 활성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있다. VIP 고객과 유동인구를 풍부히 끌어올 수 있는 입지, 그리고 2030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마케팅 여력에 따라 ‘매출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3조 클럽’ 2곳으로 늘어…롯데 본점과 신세계 센텀시티점도 ‘2조’ 수성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매출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지난 21일자로 매출 2조원을 넘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함께 2조 클럽에 안착하게 된다.

올해는 3조 클럽에 입성하는 점포도 2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2조원, 2023년 3조원의 벽을 뚫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3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22년 매출 2조원 돌파에 이어 2년 만에 ‘3조 클럽’으로 성장하게 됐다.

주요 백화점 점포의 기록적인 실적 덕분에 업계에선 “매출 1조원으론 명함도 못 내민다”는 말까지 나온다.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넘을 점포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더현대 서울 등이 거론된다.

초대형 크리스마스 타운으로 꾸며진 롯데월드타워·몰 [롯데물산 제공]


VIP 고객 유치가 관건…발길 잡을 마케팅도 주력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백화점 점포는 기본적으로 입지가 돋보인다. 구매 단위가 수천만~수억원인 VIP 고객은 물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은 상위 20%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이끄는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는 업계다. 지역 상권을 대표하는 ‘1번점’ 전략을 꾸준히 추진한 신세계백화점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도 랜드마크 전략에 힘을 싣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전통적인 부촌인 서초구에 고속버스터미널을 끼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강남3구’로 분류되는 송파구에 있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은 서울 강북권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다.

일반 고객과 2030 세대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마케팅 콘텐츠도 점포의 매출을 가르는 요인이다. 경쟁력 있는 점포 구성과 집객 효과가 확실한 ‘앵커 테넌트(임대 매장), 다양한 팝업 스토어 등으로 고객이 스스로 백화점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객단가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이 매출, 방문객 수가 많은 점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이런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리뉴얼을 통해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프리미엄 푸드홀과 와인숍을 갖춘 ‘하우스오브신세계’를 잇따라 오픈했다. 남성 럭셔리 매장도 2배 가까이 늘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명품 주얼리 매출 신장세에 맞춘 ‘하이 주얼리 페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 팝업스토어 등을 진행하고 있다.

VIP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도 꾸준하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만 있던 VIP 라운지 ‘어퍼하우스’(전년도 1억2000만원 이상 구매한 ‘블랙 다이아몬드’ 고객 전용)를 본점, 센텀시티점 등 주요 점포에 더 설치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백화점과의 VIP 제도 제휴를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해외 백화점 VIP 서비스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규모 점포일수록 매출·비용 유리…규모의 경제 따른 양극화·구조조정 심화할 듯


백화점의 마케팅 전략이 지역 랜드마크 성격의 점포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점포별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점포 중심 전략으로 가는 것이 매출이나 비용 면에서도 유리한 ‘규모의 경제’ 원리가 작용한다는 판단도 깔렸다. 이에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도 있다. 점포 수가 가장 많은 롯데백화점은 올해 마산점을 정리했고, 부산 센텀시티점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규모가 있어야 한다. 매출을 장담할 수 있어야 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오려고 한다”며 “여기에 가족 단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테넌트 시설을 겸비해야 실적을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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