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렬 한은 부총재보 “최근 경제심리 위축·유동성 우려 확대…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걱정”

“아직까진 금융 안정 상화 나쁘지 않아”
“금융경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경제 시스템 독립·정상 작동 신뢰 중요”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4일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력과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경우 더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아직까지는 금융 안정 상황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냐는 질문에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확산될 수 있다고 답하며 “금융경제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경제 시스템이 독립적,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과거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단기적이고 제약적이었다”면서 “순대외 금융자산 규모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 경상수지 전망치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금융) 건전성은 강건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기업의 채무상환능력과 금융기관의 복원력, 대외지급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금융시장의 자금 중개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는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재보는 최근 환율 급등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는 금융기관의 대응 여력이나 금융당국의 대응 조치를 감안할 때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외환 수급 개선 방안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건전성이나 재무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외환당국이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환율 상승기에 금융기관이 유동성과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특히 은행의 경우 위험가중자산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리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자산시장에서는 국내외 높은 불확실성으로 시장금리와 주식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변동성이 높아졌고 금융기관의 경우 비은행을 중심으로 건정성이 다소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자영업자와 한계기업의 부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 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며 “대내외 금융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향후 통화 정책 긴축·완화 과정에서의 중장기적 금융불균형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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