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작을수록 더 힘들어…“금리 낮춰줘야”
경기불황에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는 중소기업이 절반가량(47.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12일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자금 사정과 관련해 ‘악화됐다’는 답변이 47.2%로 가장 많았다. 이는 작년 같은 조사에서의 응답 비율(31.7%)보다 15.5%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다.
‘호전됐다’고 답한 기업은 6.6%에 불과했다. 그 역시도 ‘매우 호전됐다’는 답변은 1%에 그쳤고, 대부분을 차지한 5.6%는 ‘다소 호전됐다’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호전됐다는 기업이 12%, 악화됐다는 기업이 31.7%였지만, 1년 사이에 자금 사정 악화로 중소기업 비중이 급격히 옮겨갔다. 특히 매출액 규모가 작을수록 더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영세한 기업일수록 최근 자금 사정이 더욱 어렵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론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인 중소기업에선 자금 사정 악화를 호소하는 기업 비율이 22% 수준이었다. 하지만 매출액 50억~100억원 미만 기업에선 34%로, 매출액 10억~50억 미만 중소기업에선 45%로 급증했다. 매출액 1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에선 58.4%로 아예 절반을 넘겼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경기불황을 반영하듯 ‘판매부진(59.3%)’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41.9%)’, ‘인건비 상승(26.3%)’ 등의 순이었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에서 어려운 점으론 ‘높은 대출금리(46.9%)’가 가장 많았다. 또 은행 대출 과정에서 시급한 사항으로도 1위가 ‘대출금리 인하(74.6%)’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부담으로 다수의 중소기업이 자금 부담을 겪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아직 중소기업 현장에선 그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출금리 변동 여부과 관련, ‘변동없다’는 답변(49.4%)이 ‘인하됐다’는 답변(10%)을 크게 웃돌았다.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로도 ‘금리 부담 완화 정책 확대(38.6%)’가 1위를 차지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금융 비용 부담이 가중된 결과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매출 감소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된 중소기업이 크게 증가했다”며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맞게 은행도 대출금리를 인하해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