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라오스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차량 통제와 휴교 조치 등 분주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은 이전의 한적한 분위기로 돌아갔지만, 라오스의 경제적 도약을 위한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활발하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쓰인 ‘아세안:연결성과 회복력 강화’라는 부제는 라오스 정부의 발전 방향을 확실히 보여준다. 먼저 ‘연결성 강화’는 내륙국 라오스가 항만이 없는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물류 허브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는 정부의 국가개발전략과 맞닿아 있다.
제9차 사회경제개발계획(2021~2025년)의 6대 목표 중 하나인 ‘인프라 강화를 통한 역내 및 국제사회 통합에 합류’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회복력 강화’는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후 회복력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0% 감축할 것을 발표한 라오스 정부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연결성과 회복력 두 가지 목표 실현을 위해 라오스는 착실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중국-라오스-태국-말레이시아를 잇는 화물 열차 아세안 익스프레스는 지난 7월 시범 운행을 시작했고, 중국에서 말레이시아까지 해상으로 14~21일 걸리는 운송 시간을 9일로 단축했다. 남북회랑 외 베트남-라오스-태국-미얀마를 잇는 동서회랑 역시 고속도로와 철도 형태로 논의되고 있다. 한 예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베트남 붕앙항구까지 이어지는 철도(555㎞) 프로젝트가 착수됐다.
라오스는 지리적·문화적 인접성으로 태국에 경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베트남의 공산주의 체제를 그대로 들여오고 베트남을 형제의 국가라고 부를 만큼 정치적으로는 베트남에 의지하고 있다. 베트남과의 연결성 확대는 태국에 치우친 경제의 추를 리밸런싱하는 전략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게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또한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기 모빌리티와 충전소, 태양광 패널 등이 곳곳에 설치되며 청정국가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오스는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60%로 감축할 것을 밝히면서 국토의 70% 녹지 조성, 신재생에너지 사용률 증대 등을 행동계획으로 세웠다. 기후변화로 인한 회복력 증대는 라오스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권 획득 및 거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낳았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도시폐기물처리, 조림사업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및 신규 투자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라오스와 3대 핵심협정(기후변화협력 기본협정, 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협정, 국외산림탄소배출감축사업 협력 양해각서)을 체결하면서 국내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했다.
2023년 한국-라오스 간 교역규모는 약 1억9000만 달러(약 2700억원)로, 2억 달러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내년은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라오스의 연결성과 회복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 라오스 간 다양한 협력 방안이 기대된다.
박세연 코트라 비엔티안 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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