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윤발이 홍콩 하버시티에서 홍콩의 아침을 담은 사진전 ‘홍콩 아침’을 열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하버시티 제공]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홍콩의 대표 배우 주윤발(저우룬파·69)이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전 재산 기부를 약속했던 그는 사진전을 열고 그 수익금마저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혀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윤발은 최근 홍콩의 아침을 담은 사진전 ‘홍콩 아침’을 열었다.
홍콩의 대표적 쇼핑몰 하버시티에서 열린 사진전에는 주윤발이 이른 아침 홍콩을 거닐면서 촬영한 사진 30점이 걸렸다. 사진은 꽃과 이른 아침 홍콩 거리 풍경, 주윤발 자신의 모습을 담은 ‘셀카’ 연작 등 3개 주제로 구성됐다.
연기 인생 50년 동안 영화 약 100편에 출연한 그는 사진작가로의 변신과 관련해 “사진은 내 삶의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이 됐다”라며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배우 주윤발이 홍콩 하버시티에서 홍콩의 아침을 담은 사진전 ‘홍콩 아침’을 열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하버시티 제공] |
지난해부터 홍콩 번화가 센트럴에서 아침 운동을 해 왔다는 주윤발은 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이른 새벽 5시쯤 일어나 새벽 도시 탐험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이른 시간 센트럴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 금융허브로 출근한다. 나도 (배우가 되기 전에) 센트럴에서 (벨보이로) 일한 경험이 있어 이 거리와 깊은 인연이 있다”며 “센트럴은 다소 초현실적 느낌을 준다”고 털어놨다.
주윤발은 촬영 때 오래된 120 필름 카메라 한 대와 인물·풍경용 렌즈 2개만 사용한다며 “피사체는 선명하게 담고, 배경은 흐리게 처리한 것처럼 촬영했다”고 밝혔다. 특히 꽃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꽃들은 불평하지 않고, 어떻게 찍어도 꽃들은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우 주윤발이 홍콩 하버시티에서 홍콩의 아침을 담은 사진전 ‘홍콩 아침’을 열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하버시티 제공] |
하버시티는 이번 전시회의 판매 수익금은 일부 비용을 공제하고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사진전은 내년 1월 2일까지 이어진다.
1955년생인 주윤발은 중화권 톱스타로 영화 ‘영웅본색’(1987), ‘첩혈쌍웅’(1989), ‘도신’(1989), ‘와호장룡’(2000), ‘황후화’(2007) 등에 출연하면서 전무후무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방탄승’(2003),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2007)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코로나19에 감염돼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루머에 이어 최근까지도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의혹들을 일축하듯 달리기를 취미로 삼고 “매일 10㎞를 뛰고 있다”며 올 1월 하프 마라톤에도 참여했다.
2010년에는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당시 8억5600만 홍콩달러(약 1600억원)였던 재산은 2018년엔 56억 홍콩달러(약 1조480억원)로 불어났다. 이를 두고 주윤발은 지난해 5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어차피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안 가져와 세상을 떠날 때 아무것도 안 가져가도 상관없다”며 “하루에 밥 두 그릇이면 충분하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