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YD, 내년 1월 미디어 쇼케이스…렌터카 시장부터 두드릴까 [여車저車]

내년 1월 BYD 승용 브랜드 국내 공식 출범
국내 렌터카 업체들과 협업 방안 모색
‘가성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과 접접 확대 나설 듯
車 업계 “장기간 품질 이슈 없으면, BYD 경쟁력 있어”
日 시장 사례, BYD 韓 시장 초기 성과 제한적일 수도


BYD 선산 공장 내부에서 조립을 완료한 차량들이 검수를 앞두고 있다. [BYD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전 세계 전기차 1위 브랜드 중국 BYD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전기차 시장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BYD가 한국 시장 진출 초기 렌터카 및 차량 공유서비스 등 B2B(기업간거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상대적으로 싼 차량 가격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BYD 코리아는 내년 1월 16일 인천 모처에서 승용 브랜드 국내 공식 출범을 알리는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BYD는 삼천리그룹을 파트너로 선택하고, 삼천리EV를 공식 딜러사로 선정하는 등 공식 출범을 위한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금융상품 판매와 공동 마케팅에서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다지기 위해 우리금융캐피탈과 금융업무 제휴를 맺었다.

중국 승용 전기차 업체의 첫 한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BYD가 꺼내 들 경영 전략이다. 특히, 최근 BYD가 국내 주요 렌터카 업체들과 미팅을 갖고 파트너십 방안 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B2B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영향력을 넓혀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YD는 올해(1~11월) 글로벌 시장에서 376만대를 판매, 400만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글로벌 최대 전기차 제조사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매출에서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제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엔비모빌리티 이민욱(왼쪽부터) 대표, 비전모빌리티 박봉관 대표, 에스에스모터스 박상무 대표, BYD코리아 딩하이미아오 대표,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류쉐량 총경리, BYD코리아 조인철 승용부문 대표, DT네트웍스 권혁민 부회장, 삼천리EV 손원현 대표, 하모니오토모빌 마린영 수석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BYD코리아 제공]


BYD가 이처럼 전 세계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연착륙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매우 높은 데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선호도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서다.

실제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BYD 일본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보고서에서 BYD가 앞서 진출한 일본 시장 사례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도 초기 성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BYD는 일본 시장에 아토3·돌핀·실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판매 확대를 노렸지만, 올해 4월 보조금 축소 이후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1~9월 BYD의 일본 승용차 판매량은 17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6% 늘었지만, 판매 목표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4%에 달한다.

한국 자동차 시장 역시 국산차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수입차 판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일부 브랜드에 집중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9월 기준, 수입 전기차 월간 판매량은 2753대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BYD가 한국 시장 진출 초기 진입장벽이 낮은 렌터카나 법인용 차량 등 플릿 판매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1, 2위 렌터카 업체가 중국계 사모펀드에 인수됐다는 점 역시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롯데렌터카 서비스 단지 전경. [롯데렌탈 제공]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앞서 지난 8월 국내 2위 사업자 SK렌터카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6일 국내 1위 업체 롯데렌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최대 주주인 호텔롯데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5700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8%, 15.7%로 양사에서 운영하는 렌터카 수는 약 45만대에 이른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BYD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 품질 이슈 등 불안감이 큰 만큼 (시장 진출)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BYD가 국내 렌터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편다면, 소비자들로서는 차량 이용을 꺼릴 이유가 없다”라며 “중국 업체들이 국내 전기버스 시장을 장악한 것 역시 ‘가격’이 핵심인 B2B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BYD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경험이 점차 늘고, 품질 이슈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는 시점에는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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