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의 입고 울먹인 유아인 “수치심·죄책감 감당 어려워…교정 위해 노력하겠다”

유아인이 지난 9월 1심 선고기일에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배우 유아인(38·본명 엄홍식)에 대해 검찰이 2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24일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안승훈·심승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공소 사실을) 전부 유죄로 선고해달라”며 1심의 구형량과 같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지난 9월 1심 선고로 법정구속된 후 서울구치소에서 네달째 수감생활 중인 유아인은 이날 푸른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아직도 수치심과 죄책감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전에 가져본 적 없는 반성의 기회를 감사히 여기며 교정과 회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울먹였다.

그는 “세상에 저를 내어주신 부모님께 씻지 못할 상처를 드렸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신 동료 관계자분들께 큰 실망을 드렸고 과분한 사랑으로 아껴주신 많은 분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해였고 배신이었다. 또한 범법이었다”며 “모든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항상 정면으로 마주한 기자분들께 뒤를 보이고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이는 상황이 몹시 상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도 했다.

유아인은 “저의 발언을 지켜보고 계실 대중 앞에서 굳은 의지로 다짐한다. 그리고 신성한 법정에 맹세한다”며 “언제 어디 있든 법의 엄중함 잊지 않고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아인의 변호인도 “대중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인기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심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았지만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고, 수면장애는 개인 의지만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는 내년 2월 18일 내려질 예정이다.

유아인은 2020년 9월∼2022년 3월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두 종류의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와 올해 1월 최모 씨 등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유아인은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은 150여만원 추징, 약물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1심은 유아인의 대마흡연,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 타인 명의 상습 매수 등은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대마 흡연 교사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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