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 다양화’ 등 불안요인 꼽아
임단협 주요쟁점 정년연장·고용안정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가 회원사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기업의 69.3%가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회원사 150개(응답 기업 기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됐다.
기업 가운데 ‘2025년 노사관계가 2024년보다 훨씬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16.0%, ‘다소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53.3%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훨씬 더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은 0.7%, ‘다소 더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노사관계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노사관계가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높았던 해는 2023년(70.4%)이었으며, 올해 조사(63.3%)는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내년 노사관계가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한 주요 이유로는 ‘정년연장 등 다양한 노조의 요구’(59.6%),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관련 투쟁 증가’(18.3%)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어 ▷노동계의 정치투쟁 증가(10.6%) ▷노동계 우호적 입법 시도 증가(3.8%) ▷노사관계 관련 소송 및 판결 증가(3.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어 ‘2025년 임금및단체협약(임단협) 개시 시기 전망’에 대한 조사결과, ‘7월 이후’라는 응답 비중은 전년 대비 줄고(30.8%→20.1%), ‘3~4월’ 비중이 증가(24.1%→32.4%)하는 등 2025년 임단협 개시시기는 올해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025년 임단협 소요기간 전망’에서는 ‘3~4개월’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9.3%로 가장 높았다.
아울러 응답기업들은 ‘2025년 임단협 주요 쟁점’을 묻는 질문에 ‘정년연장’(34.6%), ‘고용안정’(19.5%) 순으로 전망했다. 올해 교섭에서도 현대자동차 노조, 포스코 노조 등 주요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정년연장이 요구된 바 있다. 이어 ▷조합활동 확대(11.9%) ▷인력 충원(10.1%) ▷근로시간 단축(8.2%) 등이 뒤를 이었다.
경총 측은 “내수부진과 통상환경 변화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현장에서는 구조조정 관련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내년 추진해야 할 주요 노동 정책’에 대한 조사에서 기업들은 ‘근로시간 노사 선택권 확대 등 근로시간 운영의 유연화’(32.4%)를 가장 많이 응답했다. 이어 ▷파견·기간제 규제 완화 등 고용경직성 완화(21.1%) ▷사업장 점거 금지, 대체근로 허용 등 노조법 개정(15.6%)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지원(12.7%) 순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근로시간면제 준수, 노조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의 지속적 추진(12.4%) ▷원·하청 이중구조 개선(3.3%) ▷노동약자보호법 제정(1.1%) 순으로 집계됐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기업들은 최근 경제 및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노사관계 불안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의 경제위기와 사회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푸는 지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