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장흥 처럼 길게 흥하세~” 노벨상 DNA 품은 문향[함영훈의 멋·맛·쉼]

유종의미 여행, 쇄신여행 다 되는 장흥 여행


장흥 정남진 전망대와 해넘이[지엔시이십일 드론 촬영]


[헤럴드경제(장흥)=함영훈 기자] 장흥은 노벨상 수상자 한강의 어릴적 꿈이 녹아있는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비롯해, 이청준, 조선 가사문학의 선구자 백광홍을 배출한 문학의 고장(문림)이다.

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세계해전사에 남을 대첩을 앞두고 이청준의 고향 회진 바다에서 권토중래하던 호국의 고을(의향)이며, 장흥삼합, 굴구이, 매생이, 청태전, 갑오징어 등 건강한 남도 멋거리의 메카이기도 하다.

고려 왕이 “길게 흥하라”면서 왕후의 고향에 이름 지어준 장흥(長興)은 정남진 전망대와 천관산이라는 투톱이 지킨다.

문향,의림 장흥을 지키는 투톱


두 곳 모두 세모를 상징하는 해넘이, 신년 새 희망을 상징하는 해돋이를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여행지이다. 유종의미 여행, 다짐쇄신 여행 모두에 적합한 양수겸장, 팔방미인 도시이다.

남동부 관산읍 바닷가에 지하 1층, 지상 10층으로 세워진 장흥 정남진 전망대는 통일기원탑으로도 불린다. 지상 46m 높이로 광화문의 정남쪽인 장흥군이 대륙의 기운과 해양의 웅비가 조화롭게 교차되는 희망의 상징으로 건설한 랜드마크이다.

정남진 전망대에서는 넓게 펼쳐진 득량만 너머로 고흥반도, 득량도,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금당도 등의 섬을 조망할 수 있다.

장흥 천관산


자연 전망대 천관산은 기암괴석과 억새평원으로 명성이 높은 호남 5대 명산이다. 부처바위, 사자바위, 기바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정상의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해서 천관산이라 불린다. 문학의 고장 답게 책바위도 있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신록의 신선함과 생동감, 여름에는 기운 넘치는 초원 능선, 가을에는 은빛 찬란한 억새능선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거듭한다.

천관산 주변에는 신라 통영화상이 창건했다는 천관사와 조선시대 실학의 대가 존재 위백규 선생을 비롯해 여러 학자들이 수학하기도 했던 장흥 위씨 제각 장천재, 고려 인종왕비 공예태후 이상 5현조를 배향하고 있는 사당 정안사, 동백 숲과 비자림 숲으로 유명한 천관산자연휴양림, 600여기의 자연석 돌탑과 전국 유명 문학 작가의 문학비로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이 있다.

요즘 뜨는 신흥 생태습지공원의 수채화


천관산에 가면 천관문학관을 빼놓을수 없다. 장흥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을 지을 때 참조한 관서별곡의 백광홍, 이청준 소설가, 한승원 소설가(한강 작가의 아버지) 등 수많은 현대문학작가를 배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문학산책로가 있는 장흥 여닫이해변


장흥 문학가들은 천관산, 탐진강과 강변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소등섬, 회진포 등을 무대로 문학적 상상력을 키웠다. 문학가들의 족적을 살펴보는 인문학 여행 외에 예약제로 전통 문화체험도 시켜준다. 지속가능한 노벨문학상 DNA 전수를 위해 신진작가들의 집필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요즘 겨울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장흥 신풍생태습지공원이 뜨고 있다. 신풍생태습지공원은 장흥댐 건설로 형성된 탐진호로 들어가는 유치천 물줄기 끝자락에 형성된 습지공원이다.

습지 면적은 47,050평방미터로 갈대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에서 수채화 같은 풍경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장흥 유치면의 신풍생태습지


장흥군 억불산 자락 120ha에 60년생 이상의 편백나무 숲 속에 위치한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친환경 자재로 건축된 생태건축 체험장과 목재 문화 전반을 보고 체험하는 목재 문화체험관, 억불산 정상과 연결된 무장애 데크로드인 말레길, 힐링과 휴식의 장인 치유의 숲, 천일염과 편백으로만 구성된 온열 치유시설인 편백소금집, 다양한 난대수종을 관찰할 수 있는 난대자생식물원 등이 조성되어 있다.

편백소금집은 현대사회에 급속하게 증가하는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질환, 고혈압, 뇌졸중 등 현대인의 생활에서 얻어지는 병으로부터 면역력 향상 및 자연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시설이다. 소금동굴, 소금마사지방, 소금해독방, 편백반신욕방, 황토방, 소금 단전호흡방 등을 갖추고 있다.

장흥 우드랜드


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4월부터 12월까지 정남진 장흥 편백 치유의 숲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연 체험활동, 오감여행, 숲속 호흡요가, 활력 증진 기체조, 맨발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장흥 과학놀이, 감옥놀이


장흥엔 문학 말고 과학도 있다. 우드랜드 인근에 조성된 전남 최초의 정남진천문과학관이다. 7m 원형돔의 주관측실에는 600mm 리치크레티앙식 반사망원경과 152mm 아포크로메틱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는 총 6대의 다양한 망원경이 있어서 행성, 은하, 성운, 성단, 달 표면, 태양의 흑점과 홍염 등을 자세히 관측한다.

천체 투영실에서는 주·야 및 기상에 상관없이 가상의 별자리를 볼 수 있고 시뮬레이터로 생동감 있는 별들 사이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우주학습코너에서는 별자리 역사 및 사계절 별자리, 태양계의 행성, 행성의 운동, 케플러의 법칙을 재미있게 배운다.

‘빠삐용Zip’


옥씨부인이 된 ‘연진이’로 더 유명한 세계적인 드라마 ‘더 글로리’ 촬영지 옛 장흥교도소는 ‘빠삐용Zip’이라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12월에 문을 연 ‘신상’이다.

자유와 해방을 꿈꾸는 영화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zip의 합성어로, 함께 만들어나갈 공간의 ‘집’까지 확장하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장흥교도소는 일렬로 배치된 수용 거실이 긴 복도를 따라 정렬된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4개의 감시탑이 있는 것과 달리 5개의 감시탑이 있는 것도 장흥교도소만의 특징이다. 이곳에서 70여편의 영화, 드라마가 촬영됐다.

옛 장흥교도소의 민원봉사실은 장흥교도소 아카이브관으로, 직원식당은 교정역사전시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연무관은 영화로운 책방, 여사동은 글감옥이라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장흥교도소 아카이브관은 입구 초입에 자리한 열린 공간으로 무료로 운영할 예정이다.

유종의미 여행, 신년쇄신여행, “싹다 오랑께Long”


장흥에 왔으면 동학혁명의 4대전적지 중 하나라는 사실, 여성 농민군 지도자가 활약했던 곳이라는 점을 알고가자.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동학혁명 최후 전적지가 장흥 석대들이라는 점에 주목해 만들어진 역사배움터이다.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


장흥 석대들은 정읍 황토현, 공주 우금치, 장성 황룡과 더불어 동학혁명의 4대 견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장흥 석대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는 동학과 관련된 각종 책과 무기류 등이 전시되어 있고 전투현장을 느낄 수 있는 영상물과 체험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특히 기념관 전시실에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과 이야기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22세 나이로 앞장서서 싸운 여성농민군 지도자 이소사, 13세 농민군 소년 장수 최동린, 농민군들을 피신시킨 열여섯 살 소년 뱃사공 윤성도 등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거든, 또 신년 쇄신을 다짐하려거든, 해넘이, 해돋이 감동적 풍경 모두 품고 길게(Long) 흥하는, 장흥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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