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공연 취소당한 이승환…김해는 ‘예정대로’ 한다

이승환 콘서트 ‘헤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수단체의 반발로 경북 구미에서 콘서트가 취소된 가수 이승환이 오는 29일 열리는 경남 김해시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김해문화관광재단은 오는 29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열리는 이승환 데뷔 35주년 콘서트 ‘헤븐’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공연은 현재 1350석이 매진된 상태다.

이승환은 25일 경북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콘서트가 공연을 이틀 앞두고 갑자기 취소된 바 있다.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등 진보적 입장을 드러내자 일부 극렬 보수단체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공연에 반대하고 나섰고, 이에 구미시 측이 만일의 충돌을 막기 위해 대관을 취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미시가 이승환에게 ‘정치적 선동과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할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연 사전 검열’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구미 공연이 취소되자 김해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김해시 홈페이지의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승환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과 가수의 정치 성향을 이유로 공연을 취소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도 배치된다는 주장이 맞섰다. 구미시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 윤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목소리를 낸 다른 많은 예술인들의 공연도 지장을 받고, 예술인들이 한 명의 시민으로서 정당한 정치발언을 하는 것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공연을 예매한 관객들 역시 숙박 및 여행 등 일정 문제로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문의하는 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은 이승환 공연을 놓고 일부 공방을 벌였지만, 김해문화의전당 관리 및 운영 규정 및 공연장 대관 내규에 따라 신청, 심의, 승인된 건으로 구매한 고객의 입장과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승환은 공연을 예매한 관객 100명과 함께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김장호 구미시장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구미시 공연 취소 후 광주시와 경기도 화성시에서 이승환 측에 잇따라 공연을 열어달라는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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