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부장급 이상 임금 동결”…뒤숭숭한 연말 유통가

부장급 이상 2년째 동결, 과장 이하 1% 인상
고환율·소비악화 우려에 구조조정 한파 계속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이마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마트가 내년도 연봉 인상률을 과장급 이하 및 일부 직군에 한해 1%로 제한하기로 했다. 부장급 이상은 또다시 연봉을 동결한다.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노사 임금협상을 통해 밴드(Band) 3~5 직급과 전문직, 전문점직, 패션전문직에 대해 내년도 임금을 1%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진열·계산을 맡는 전문직과 전문점직, 패션전문직은 월 3만원의 영업수당도 신설된다.

다만, 밴드 1~2 직급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임금이 동결된다. 관리를 담당하는 밴드 직군은 1~5 직급으로 나뉜다. 직급별로 밴드1(담당·수석부장), 밴드2(부장), 밴드3(과장), 밴드4(대리), 밴드5(사원) 순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기업의 성장을 위해 노사는 2025년 임금협상을 1% 인상으로 합의했다”며 “이외 영업 활성화를 위한 영업수당 신설, 월 1회 일요일 휴무 스케쥴 반영, 퇴직자 이마트 할인 적용, 생애설계프로그램 및 개인 맞춤형 건강 플랫폼 등 다양한 제도개선 및 복리 후생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부장급 이상 연봉 동결을 결정한 건 올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기 침체의 터널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는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했다. 눈에 띄는 호전세지만 SSG닷컴의 적자 축소, SCK컴퍼니(스타벅스) 이익 증가 등 자회사 영향과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내년 경영환경도 어둡다. 달러당 1460원을 뚫은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비용 압박이 커진 데다, 소비심리 악화로 본업인 마트 실적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레고랜드 사태가 있던 2022년 11월(86.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올해 희망퇴직을 2차례나 진행했다. 최근까지 신청을 받은 2차 희망퇴직은 밴드1~3 근속 15년 이상, 밴드 4~5 근속 10년 이상 입사자를 대상으로 했다. 아울러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G마켓의 잔여지분 약 20%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황 악화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건 이마트만의 일이 아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도 6월에 이어 2차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2015년 출범 이후 처음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주요 브랜드의 사업 부서를 재편하며 관련 부서 직원 50여명에게 업무 변경 및 권고사직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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