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버스’ 장교 34명 내란 무혐의 가닥

장성급 14명 등 4일 새벽 3시 서울행
2차 계엄 ‘사전 예비·음모 없다’ 무게


12·3 비상계엄 때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연합]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비상계엄 선포 당시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향하던 34명의 군 장교들에게는 내란 예비·음모 등 혐의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공조수사본부는 이들이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동했을 뿐이고 계엄에 적극 가담한 의지나 정황은 없었다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26일 “비상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있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계룡대에서 서울로 향했던 버스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박 총장이 지시하니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것 같다”며 “현재로선 내란 등 사전 예비나 음모 등의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도 “군복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군통수권자와 육군참모총장 라인을 타고 내려온 지시를 거부하기란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법 제90조는 내란 또는 내란 목적의 살인과 관련해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내란 선동 또는 선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계엄버스’에는 장성급 14명과 영관급 20명 등 34명의 육군본부 주요 간부가 몸을 실었다.

계엄사령부가 꾸려졌을 경우 기획조정실장을 맡게 될 기획관리참모부장과 행정처장을 맡는 인사참모부장, 작전처장을 맡는 정보작전참모부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에게 집합 지시가 떨어진 것은 3일 밤 11시 30분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일 밤 10시 28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데 이어 박 총장이 11시부로 계엄사 포고령 제1호를 발표한지 30분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계룡대에서 대기하던 중 일부는 잠시 귀가해 갈아입을 옷가지 등을 챙겨와 4일 오전 2시 30분께 다시 계룡대로 집결했고, 오전 3시께 계엄사 참모진 구성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라는 박 총장의 지시에 따라 버스에 탑승해 서울로 출발했다가 계엄 상황이 수습 국면에 들어서자 30분 만에 계룡대로 귀환했다.

야권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이미 4일 새벽 1시 1분께 가결됐고, 윤 대통령이 새벽 1시 30분께 합참 지휘통제실을 찾았다는 점 등을 들어 계엄버스가 서울로 향한 것은 2차 계엄 정황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비서실과 기획조정실 등 2실과 작전처와 정보처, 치안처, 법무처, 보도처, 동원처, 구호처, 행정처 등 8처로 꾸려지는 계엄사 구성이 2017년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문건상 계엄사 편성표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은 내란 등 예비·음모 혐의와 별개로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이송을 위한 헬기의 수도권 비행제한구역인 R75 공역 비행 승인과 관련해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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