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OLED 체질 개선 효과 ‘톡톡’
삼성D, IT기기 수요 부진으로 ‘주춤’ 불가피
中 추격, 美 트럼프가 늦춰줄까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며 내년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혼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對中) 규제 강화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IT기기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큰손’인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흥행 여부가 두 회사의 실적 개선 정도를 가를 전망이다.
삼성D, IT기기 수요 부진에 ‘주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오는 4분기 약 25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6500억원이었다. 연간 기준 영업적자 규모를 지난해(2조5102억원) 보다 크게 줄인 3500억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2022년부터 3년간 이어온 적자의 고리를 끊고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취임한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의 체질 개선 및 비용 절감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취임 후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겨냥한 중소형 OLED 사업 확대에 집중했다. 특히, LG이노텍 시절 ‘애플 전문가’로서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애플의 주력 공급사가 되기 위해 1년간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스마트폰 OLED 물량의 30.3%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12.2%)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전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23.1%의 점유율을 기록, 전년 동기(9.9%)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하는 성과를 이뤘다.
LCD 사업과의 ‘완전한 작별’도 마무리 지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CD 패널·모듈 공장을 중국 TCL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CSOT에 108억위안(2조300억원)에 매각했다. 내년 3월 중 절차가 완료되면 OLED 사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조감도[LG디스플레이 제공] |
일찌감치 중소형 OLED 시장에 집중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세계 IT기기 시장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며 실적이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올 4분기 1조2000억~1조5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 분기 대비 약 4% 감소한 수치다.
트럼프 정부 대중 규제에 ‘반사이익’ 기대
내년에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 규제 기조와 애플의 아이패드 및 아이폰 판매량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예상보다 적은 아이패드 판매량은 부정적 요소다. 24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아이패드 프로 OLED 패널 출하 전망치는 올 초 예상했던 1000만개에서 570만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 10월 발표했던 추정치인 670만개에서 또다시 100만개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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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LCD에서 OLED로 거의 전환된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태블릿 PC의 OLED 탑재율은 아직 높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봤다. 그러나 OLED 탑재에 따른 가격 상승이 판매량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7세대 제품은 전작 대비 20% 가량 비싸다. 글로벌 불경기 등이 겹치며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장기적인 시장 성장의 전망은 밝다. 전문가들은 2026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의 8.6세대 OLED 라인 가동으로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태블릿 PC 시장의 OLED 전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달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 2기의 수혜도 기대된다. 존 몰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위 위원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중국 업체 BOE의 디스플레이 패널 수입 금지를 주장하는 서한을 보냈다. 특위는 “ITC가 BOE 디스플레이 수입금지를 거부한다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BOE 지배력이 커지면서 미국이 군사 응용 분야 첨단기술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며, 중국이 미국 지식재산(IP)을 계속 도용해도 된다는 위험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OE는 현재 애플 스마트폰용 OLED의 15.7%를 공급하고 있다. 만약 BOE의 수출길이 막히면, 삼성디스플레이(51.1%)와 LG디스플레이(30.3%)의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디스플레이 추격 속도를 늦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OE는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630억 위안(약 12조1130억원)을 들여 8.6세대 IT용 OLED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IT용 OLED 최대 큰손인 애플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 투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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