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野, 합리적 반론 대신 탄핵으로 답해…안타깝게 생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주한미국상의·미국계 외투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국민께 드리는 말씀 통해 입장 전해
“여야합의 없이 헌법재판관 임명 없어”
“헌법-법률 담긴 일관된 기조 고민해와”


[헤럴드경제=서정은·문혜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7일 야당 주도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해 “야당이 합리적 반론 대신 이번 정부 들어 스물아홉번째 탄핵안으로 답하신 것을 저 개인의 거취를 떠나 이 나라의 다음 세대를 위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더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해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고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재석 192명 중 찬성 192표다.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했던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여야가 합의하여 안을 제출하시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는 말씀도 드렸다”며 “‘왜 거부권은 행사하면서 헌법재판관 임명은 거부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말씀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님은 위헌요소와 부작용 우려가 큰 법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요구를 부탁드렸고, 국회도 이를 받아들였다”며 “여야 합의 없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헌정사에는 여야 합의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이 아직 한 분도 안 계시다”며 “그만큼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라고도 부연했다.

과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님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끝난 후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고도 전했다.

한 권한대행은 “저는 또한 ‘대통령 권한대행은 안정된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대통령의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기조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이러한 기조에도 불구하고 헌정사의 전례를 뛰어넘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법률과 제도가 다 규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정치적 슬기, 다시 말해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저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여야가 합의를 못할테니 그냥 임명하라’는 말씀은 헌정사의 전례를 깨뜨리라는 말씀이자 우리 정치문화에서 더이상 토론과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만들라는 말씀”이라고 규정했다.

한 권한대행은 “저는 이번 비상계엄을 겪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놀라고 실망하셨는지 절절하게 느끼고 있다”면서도 “저는 헌법재판관 충원 못지않게 헌법재판관을 충원하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과 여야에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마지막으로 소통을 통한 합의로 이견을 좁혀가야한다고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국무위원들과 모든 부처의 공직자들은 평상심을 가지고 맡은 바 소임을 흔들림없이 수행해달라”며 “국민 여러분 저는 한평생 공직 외길을 걸으며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국정의 최일선에서 부족하나마 미력을 다해 국민 여러분을 섬길 수 있었던 것을 제 인생의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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