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배송’·네이버는 ‘포인트’…이커머스 시장 승자는? [언박싱]

국내 이커머스 시장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
中 알리바바와 손잡은 신세계, ‘글로벌’ 강조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 등 일부 기업으로 선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분석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감시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커머스 2강 체제가 공고한 가운데 신세계는 알리바바 그룹과 손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앞세우고 나섰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간한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이커머스의 래규모와 거래 빈도는 상위 업체와 중하위 업체의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는 대체로 복수의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지만, 대규모 이용자 고객 기반을 갖춘 쿠팡과 네이버의 이용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7월 ‘티메프 사태’ 이후 두 업체의 집중도는 더 커졌다.

쿠팡 이용자 집단은 ‘배송’에 대해 이점을, 네이버 이용자 집단은 ‘적립금 및 결제’에 이점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쿠팡과 네이버는 소비 관성을 공략한 락인 전략과 주력 서비스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공정위 조사에서 쿠팡 이용자의 51.2%, 네이버 쇼핑의 30.9%, SSG닷컴의 57.9%, 카카오 쇼핑·선물하기의 55.3%가 가격 비교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가격 비교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쇼핑몰을 불문하고 ‘평소 이용하는 쇼핑몰이 익숙함’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또 쿠팡은 주 이용 쇼핑몰의 ‘배송 편의성’이, 네이버는 ‘적립·멤버십 혜택’ 및 ‘타 쇼핑몰에서의 가입·결제 절차 불편’이 가격 비교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에 따라 보고서는 “향후 시장 내 경쟁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시장집중도가 증가하는 경우 대규모 고객집단을 보유한 이커머스 기업이 판매자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 지속 감시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쿠팡 2강 체제로 굳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고전하던 업체들은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6일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내년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측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을 카드로 꺼낸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넓은 해외 판매망에 주목한다. G마켓에서 거래하는 60여만 셀러가 알리바바가 보유한 200여 국의 판로를 기반으로 전 세계에 진출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온라인 쇼핑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161조8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비대면 소비 수요가 급격히 확대하면서 이커머스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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