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민 대다수 176명 숨져
무안공항 방콕발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 [연합] |
[헤럴드경제(무안)=박대성 기자] 29일 오전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추락 사고와 관련해 사망자 명단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탑승객들 중에는 사무관 승진 기념 해외여행객을 비롯해 팔순 노모 가족여행객 참사 등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탑승객 181명(승무원 6명 포함) 가운데 오후 6시 현재 사망이 확인된 승객은 176명이고 실종자는 3명, 2명(승무원)은 생존자로 파악됐다.
사망자 명단 가운데는 전남도교육청 사무관 등 5명의 교직원과 학생 3명 타고 있었으며, 전남도 출연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 직원 2명이 포함됐다.
영광군 군남면에 거주하는 일가족은 부모의 팔순(80세)을 기념해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9명 모두 사망 또는 실종자로 분류됐다.
소방당국이 신원조회를 거쳐 일부 명단을 공개하자 가족들이 탄식하거나 오열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순천시에서는 별량면에 사는 마을 이장 부부가 탑승했으며, 오천동과 연향동 주민 등 8명이 사고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화순군청에도 사무관 2명을 포함해 6급 팀장은 자녀와 동반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된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추락사고가 난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는 3박 5일(25~29일) 일정의 여행상품이었으며 태국 방콕을 출발해 오전에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담벼락을 들이 받고 화재가 발생했다.
생존자 2명은 사고 이후 목포한국병원과 중앙병원으로 옮겨져 치려를 받다가 가족들의 요청으로 서울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자매 사이인 목포시 공무원 2명, 담양군 여성 공무원 1명도 탑승 명단에 들어 있었으며, 여수시에서도 사망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재를 파악 중이다.
전북 고창군에서도 공음면 농협에 근무하는 40대 간부 부부와 자녀 2명, 장모까지 5명이 희생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소속 임직원과 농협 직원 가족이 상당수 포함되는 등 사망(실종)자 대부분이 지역민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탑승객 연령대도 최연장자(주민등록상 1946년생 남성)부터 2021년생 3살 남아도 포함됐으며, 태국인 2명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민의 경우도 81명으로 나타났는데, 가까운 광주공항이 국내선만 운행되기때문에 무안국제공항 편을 이용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광주시는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일주일 간을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5·18민주광장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고 31일로 예정된 제야의 종 타종행사 등의 각종 연말연시 프로그램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해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