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29일 제주항공 사고 뉴스 특보 방송 중 1초 가량 내보낸 자막 사고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방송 도중 MBC가 낸 ‘탄핵817’ 자막 사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심의 도마에 오른다.

방심위는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각 방송사가 재난방송 준칙을 준수하는지 점검하고, MBC 뉴스 2건에 대해 이날 오후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심의하기로 했다.

심의 안건에 오른 MBC 뉴스 2건은 사고 현장 제보 화면을 그대로 방송한 건과 뉴스 특보 도중 ‘탄핵817’ 등 방송 내용과 무관한 자막이 들어간 화면을 잠시 방송한 건이다.

앞서 MBC는 29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사고’뉴스특보’를 진행하며 “착륙 중 랜딩기어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 높아”라는 속보를 전했다. 해당 속보가 이어지며 ‘탄핵 관련 : 817’이라는 단어와 함께 광복·NVIDIA·애플 등의 문구가 1초 정도 잠시 비친 후 사라졌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름도 함께 노출됐다.

같은 날 사고 여객기가 무안공항 활주로를 달리다 둔턱과 충돌하며 폭파되는 충격적 장면을 담은 제보 영상을 내보내면서 소속 기자 실명을 자막에 넣었다가 추후 목격자의 제보 영상이라고 자막을 고쳤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선 ‘817’은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1987년 8월 17일에 제시한 정책으로, 주로 대남 공작 관련 지침을 담고 있다는 등 ‘대남공작설’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목격자가 MBC에 제보한 사고 당시 영상을 두고도 일각에선 “최신장비로 영화처럼 촬영했다”며 음모론과 엮었다.

그러나 사고 장면을 촬영한 목격자 이근영씨는 음모론에 “진짜 너무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무안공항 인근 무안갯벌 낙지 직판장 가게를 운영하는 이씨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식당 안에 있었는데 (비행기가) 내리기 전부터 밖에서 쾅쾅쾅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비행기가 내리더라”며 “원래대로 하면은 비행기가 착륙해야 하는 방향이 반대 방향이었다. 이상하다고 느꼈고 위험하다 싶어서 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일반 주차장에서도 공항 활주로가 다 보인다”고 했다.

한편 방심위는 각 방송사에 위원회의 재난방송 심의 규정과 자체 재난방송 준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사고 당시 현장의 자극적인 장면을 반복 송출하는 것부터 확인되지 않은 사고 원인에 대한 보도, 동의 없는 유가족 인터뷰와 인적 사항 공개 등 인권 침해를 포함한 2차 가해가 없도록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