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횡재’ ‘새가 더 불쌍’…도 넘은 악플에 “사람도 아냐” 공분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악성 게시물과 댓글(악플)을 정제 없이 작성하는 누리꾼들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30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참사가 발생한 당일 작성된 ‘무안공항 유가족들만 횡재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조회수 2만1300여건을 기록 중이다.

해당 게시물은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일듯”이라며 유가족을 조롱하는 듯한 짤막한 내용을 담고 있다

관련 댓글 대부분 작성자를 나무라는 목소리들로 채워졌지만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누리꾼도 10명이 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날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안항공기 추락에 채팅 수준’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무안공항 항공기 추락사고로 무고한 시민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서 어이없는 채팅에 한숨이 나온다”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글쓴이가 공개한 사진에는 카카오톡 채팅 대화가 캡처돼 담겼다. 채팅에서 소모임 회원들은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로 착륙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발견된 데 관련해 실제 사고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던 탑승객이 가족에게 보낸 채팅 대화가 담긴 한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이에 한 회원은 “아 나는 왜 새가 더 불쌍하지. 짠하네요”라고 답했다.

글쓴이는 “도대체 뭘 배우고 자랐길래 인명보다 부딪힌 새가 더 불쌍하다고 할까. 이 회원은 새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이처럼 무분별한 게시물과 악플 등이 제주항공 참사 관련 기사에 잇따르자 일부 SNS에서는 참사 관련 기사에서 댓글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악플 문제가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경찰이 접수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약 12만건에 육박했다.

악플 문제를 해결하고자 발의됐던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가 법안 심의를 종료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면서 자동으로 폐기됐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과 악플 작성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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