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
“반도체 업황 사이클과 연관성”
홀수해인 2025년에 상승 전망
증권가에서는 홀수인 해에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짝수인 해에는 약세를 보인다는 ‘홀짝 징크스’가 있다. 짝수해 인 올해도 이 징크스가 들어맞은 만큼 홀수 해인 내년에는 상승장이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홀짝 징크스’는 2000년 이후부터 약 25년간 거의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 2000~2024년 동안 코스피가 하락한 해는 2011년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짝수 해였다. 코스피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해는 ▷2000년(-50.92%) ▷2002년(-9.54%) ▷2008년(-40.73%) ▷2011년(-10.98%) ▷2014년(-4.76%) ▷2018년(-17.28%) ▷2022년 (-24.89%)이다.
반면 홀수 해 12번 중 2011년(-10.98%)을 빼고 코스피는 모두 전년보다 상승했다.
올해도 이변은 없었다. 이달 17일 기준 코스피는 홀수 해인 전년 대비 7.5% 하락했다. 이런 경험의 법칙이 우연처럼 보여도 시장에서는 ‘홀짝 법칙’이 경기 순환주기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2000년대부터 반도체주가 국내 증시를 주도하면서 반도체 업황 사이클과 커플링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2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짝수 해에는 외국인 비중이 연초 대비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음 해인 홀수 해에는 2015년을 제외하고 비중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52.7%였던 삼성전자 연초 외국인 투자 비중은 기말 52.3%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다 코스피가 18.7% 상승한 이듬해에 삼성전자 외국인 비중은 56.3%로 증가했다. 올해도 연초 삼성전자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54%였다가 지난 27일 기준 50.54%까지 빠졌다.
반도체주 주가는 1년 6개월에서 2년 주기로 움직이는 업황 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3~4년 주기로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특성을 보인다. 통상적으로 상승 사이클은 1년 6개월에서 2년 동안 지속되며, 이후 1년에서 1년 6개월 동안 하락 사이클로 전환된다.
2023년 초부터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수요 확대와 함께 상승 사이클을 누렸다면 올해는 하락기에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최근 등장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신기술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레거시 사이클과 다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 업계는 내년 2025년에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과 함께 국내 반도체주가 선회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HBM 공급을 본격화하고, 레거시 반도체의 수급이 다시 줄어들면서 실적 반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 공급을 시작하고 기존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코스피가 짝수 해의 부진을 떨치고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