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모리·전기차 시장 약진 간과”…신영증권, ‘나의 실수’ 올해도 반성문 [투자360]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2024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신영은 지난 2022년에 이어 3년간 연초마다 자기반성적 리포트를 냈다. 올해는 낸드 메모리반도체와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약진을 간과한 것을 가장 큰 실수로 꼽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0일 ‘2024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가장 큰 실수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을 간과했다는 점”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대중 규제가 중국과 경합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나름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는데, 그 시효가 거의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중국발 공급 과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철강과 석유화학·태양광·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분양에서 중국발 공급과잉이 감지되고 있다”며 “여기에 트럼프의 관세 부과 협박에 맞서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듯한 위안화 약세도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과 독일 폭스바겐의 공격적 구조조정은 중국차의 부상에 대한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걱정 역시 꼭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쳐진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범용 D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높인 탓”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전략 담당 박소연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50년간 누적된 문제를 과소평가했다는 점을 올해 실수로 꼽았다.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몇 가지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정도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달리 지주사와 계열사가 중복 상장 돼 있고, 신생 자회사를 모회사가 지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배당보다는 유보와 재투자를 선호한다”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켜켜이 누적돼 있음에도, 이러한 문제들을 몇가지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정도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점이 올해의 가장 큰 실수”라고 했다.

이어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은 연초부터 빠르게 달아올랐지만, 그만큼 식는 속도도 빨랐다”며 “다만 시계는 거꾸로 흐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업과 투자자, 대주주와 소액주주, 유보와 분배의 균형추를 잡기 위한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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