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진 한강한류불꽃크루즈. [엑스(옛 트위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은 대한민국이 아닌가? 아니면 전라도를 같은 나라로 생각하지 않는 건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뒤 폭발한 무안공항 참사 당일, 서울 한강 유람선 선상에선 폭죽을 터뜨리며 축제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승객 다수가 추락 이후 이어진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하늘에 폭죽까지 쏘아올리는 축제를 벌였어야 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 등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 |
29일 ‘2024 한강 페스티벌 겨울’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한강음악불꽃크루즈(한강한류불꽃크루즈)’는 밤하늘을 불꽃으로 물들이며 연신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는 초대형 유람선에서 음악에 맞춰 연출되는 불꽃쇼를 즐길 수 있도록 계획된 행사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전에 예정돼 있던 일정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 강행 소식을 들은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행해 이날부터 4일 밤 12시까지 7일간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는 와중에 불꽃놀이가 말이 되느냐는 이유에서다.
한 누리꾼은 “이번사고가 전남 무안이 아닌 인천공항에서 벌어졌어도 서울에서 그런 축제가 열릴 수 있었겠냐”며 “지방에 홍수가 나고 지진이 나도 무심한 서울 공화국을 다시금 실감한다”고 꼬집었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했다 |
또 다른 누리꾼은 “서울은 대한민국이 아니고 다른 나라냐”며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백 명 넘게 한꺼번에 죽는 사고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로 무심할 수 있다니 놀랍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서울시 측은 민간업체가 서울시 허가를 받고 준비하고 있던 행사로, 이미 예약자들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행사를 강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행사를 주최한 현대해양레저는 서울시의 행사 취소 요청을 받았지만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강행하는 오판을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김진만 현대해양레저 대표는 “대형 참사 속에서 모든 분들이 애도하는 시기에 이런 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