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건수, 팬데믹 시기 육박
경증질환 중심 재방문율 증가
2000억원 기업가치도 인정
닥터나우 방지법, 아쉬움 커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진료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닥터나우 제공] |
불과 10년 전만 해도 꿈도 못 꿀 세상이었다. 눈부신 기술 발전은 의료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산했던 비대면진료는 국민 일상을 파고들었다. 대표적인 비대면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는 대형 병원 못지 않은 ‘디지털 진료소’를 자임하고 있다.
갖가지 논란에도 닥터나우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현재 진료 건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시기에 육박했고, 진료 대부분은 우려와는 달리 경증 진료를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가치도 2000억원 규모를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약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까지 국정감사에만 네 번 소환됐을 정도다. 정진중 닥터나우 대표가 “10년 후 미래를 그려야 한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정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진료소로 자리 잡은 닥터나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경증질환 중심 성장세는 ‘약 배송’ 없이도 건재함을 나타낸 주요인이 됐다. 정 대표는 “현재 진료 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2차 오미크론 확산 중기였던 2022년 8월 수준에 육박하는 진료 건수를 보이고 있다”며 “앱 다운로드 및 이용 건수, 앱을 통한 월 거래액(GMV) 성장세 등 경증질환 위주로 국민 삶 속에 침투한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약 배송이 허용될 수 있다는 부분은 사업적 기대감으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며 “2022년 시리즈B 라운드 당시 기업가치가 2000억원이었는데, 현재 투자 관련 문의가 많아 신규 투자라운드 돌입을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비대면진료 활성화 당시의 우려와 달리 경증질환 위주로 이용이 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의·약사업계에선 비대면진료가 환자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정 대표는 “감기, 소아청소년과 등 경증질환 환자 애용은 물론, 탈모, 여드름 등 관리 질환 재방문율이 매우 높다”며 “과거 폐업을 준비했던 압구정 소재의 한 약국은 닥터나우 제휴 이후 회생했고, 현재도 병원 문전이 아닌 역사 내, 소도시 상가 등 병원보다는 환자·이용자 밀집 지역에 있는 약국에서 약사 역량을 발휘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안착에도 닥터나우와 관련된 공방은 끊이질 않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닥터나우 대표가 4년 연속으로 호출됐을 뿐만 아니라 ‘나우약국’을 겨냥한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특히 닥터나우 신규 제휴 약국 시스템인 나우약국이 환자 유인·알선 요소가 있다는 점, 자회사 비진약품을 통한 의약품 공급이 불공정행위라는 점 등이 집중 거론됐다.
정 대표는 “현재 비대면진료를 받더라도 사용자들이 여러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며 “약국 인근에 있는 병원 진료과목 등에 따라 약 재고가 없기도 하고, 결국 처방전 미수령과 ‘약국 뺑뺑이’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나우약국이 불공정 요소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기업 이미지가 손상된 부분은 아쉬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이미 많은 가정은 병원에서 쓰는 혈압측정기와 차이 없는 혈압계를 쓰고 있고, 연속혈당기를 통해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당뇨 환자들도 많다”며 “비침습 혈당 측정, 의료 마이데이터, 의료 인공지능(AI) 원천 기술 등 의료시장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기술들이 이미 존재한다. 10년 뒤에 도래할 미래를 그려야한다”고 당부했다. 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