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충돌 소름 돋을 정도로 똑같다”…‘무안공항’ 1년 전 훈련 영상 재조명

2023년 12월 12일 올라온 행정안전부 안전한국훈련 무안군 영상. [유튜브 안전한국훈련 채널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179명이 숨지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가운데, 1년 전 사고 내용과 동일한 상황을 훈련한 사실이 알려졌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기는 활주로를 벗어난 채 1~2초 가량 공터를 가로질러 공항 ‘로컬라이저’벽과 충돌한 뒤 외벽 담벼락까지 충돌했다. 사고기는 폭발과 함께 거대한 불길에 뒤덮였고, 기체는 꼬리 부분만 남기고 완파됐다.

여객기는 착륙 당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착륙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체 통제가 어려워지자 기장은 정상 랜딩을 포기하고 랜딩 기어 없이 몸통으로 착륙하는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 26일 이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상황을 가정하고 안전 훈련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12일 유튜브 행정안전부 ‘안전한국훈련’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당시 훈련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2023년 12월 12일 올라온 행정안전부 안전한국훈련 무안군 영상. [유튜브 안전한국훈련 채널 갈무리]


영상에 따르면 해당 훈련은 ‘2023년 10월 26일 15시경 망운면 소재 무안공항에서 스카이항공사 소속 B737 123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랜딩기어 이상으로 활주로 이탈 및 건물 외벽과 충돌, 화재 사고 발생’이라는 사고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영상에 나오는 훈련 장면 역시 이번 사고 장면과 유사한 부분이 있으며, 훈련 상황에서 가정한 비행기 기종 보잉사 737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종과 동일하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예견된 참사’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네티즌들은 “벽 박을 게 예상이 됐으면 훈련을 할 게 아니라 교체를 했어야 한다”, “훈련까지 해놓고서 그벽을 방치하다니 통곡할 일이다”, “알고보니 인재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기체 고장을 주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이 존재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토부는 “여객기 사고의 조사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3년씩 걸린다”며 “기체가 외국에서 제작된 데다 기체 문제와 조종 절차, 외부 요인 등 복합적 상황을 조사해야 해 장시간 소요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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