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해외 콩쿠르 우승…1세대 피아니스트 한동일 별세

피아니스트 한동일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한국의 1세대 피아니스트 한동일(韓東一) 울산대 전 석좌교수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83.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관현악단(현 서울시향)의 팀파니 연주자가 된 부친 한인환 씨의 영향으로 세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8세에 서울시향과 협연한 ‘음악 신동’이었던 고인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한 사람은 미군 사령관 사무엘 앤더슨(1905~1982)다. 1953년 10월 혜화동에 있던 미 제5공군사령부 강당에 있던 피아노로 연습하는 걸 본 사무엘 앤더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고인의 한국과 일본 내 미군기지 순회 연주회까지 열어가며 모금한 돈으로 1954년 6월 1일 앤더슨 중장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7월 25일엔 CBS TV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 한국에서 온 피아노 신동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1954년 뉴욕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한 고인은 줄리아드에서 학사를 거쳐 1968년 석사를 마칠 때까지 장학금을 받았다. 1958년 6월에는 극동지역 순회공연에 올라 하와이와 일본을 거쳐 귀국 독주회를 열었고, 1962년에는 존 F. 존 F. 케네디(1917∼1963)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연주했다. 1965년엔 리벤트리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해외 콩쿠르 우승이라는 역사를 새겼다. 1973년 국민훈장(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1969년 가을부터 학생을 가르쳤고, 이후 37년 동안 텍사스 주립대, 일리노이 주립대, 보스턴 음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19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으며, 울산대학교·순천대학교에서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도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내년 1월 1일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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