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무안공항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발생
사망자 신원 속속 확인되자 유족들 망연자실·오열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탑승자 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무안)=이용경·김도윤 기자]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이 추락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소방당국이 파악한 사망자 수는 177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무안공항에 모인 유족들은 사망한 가족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망연자실해 하며 오열했다. 일부 유족들은 “제주항공 관계자가 현장 대응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5시 26분 기준으로 탑승객 181명 중 177명(남성 82명·여성 84명·확인불가 11명)이 사망하고, 2명(승무원)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생존자 2명을 제외하면 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신원 확인이 완료된 사망자는 57명이다.
앞서 유족들은 이날 오후 4시께 무안국제공항 1층에서 열린 전남 무안소방서장 브리핑에서 사망자 22명의 이름이 차례로 호명되자 탄식과 오열을 쏟아냈다. 일부 유족들은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실신하기도 했다. 사망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족들도 애타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사고 소식을 듣고 곧장 무안공항을 찾았다는 김모(22·전남 광주 거주) 씨는 “추락 여객기에 어머니가 타고 계신다”며 “아직 사망자 확인이 안됐지만 어머니가 포함돼 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년 가을쯤 어머니가 위암에 걸리셔서 수술을 받으셨다”며 “1년 동안 투병하다 완치돼 모처럼 친구분들과 여행을 가셨던 건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나 참담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 |
삼촌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는 최모(20) 씨도 “그저께 삼촌이 한국에 돌아오면 같이 영화보러 가자고 했었다”며 “맨날 잘 챙겨주시고 조카인데도 아들처럼 대해주셨던 삼촌”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최씨는 “건설 일에 종사하셨던 삼촌과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만났다”며 “이번에도 방콕으로 출장으로 가신 것으로 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사고가 난건지, 왜 그렇게 많은 비행기 중에 삼촌이 탄 비행기여야만 했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유족 A씨도 “항공사에서 연락도 없고, 30분마다 열리는 브리핑 내용도 아쉽다”며 “마음이 급한데 관계자들이 뒷받침을 못해주고 있으니 너무나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빨리 사고 수습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유족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족들은 제주항공을 비롯한 무안공항 관계자들의 늑장 대처에 불만을 쏟아냈다. 한 유족은 “사고가 난 지 몇시간째인데 제주항공 관계자들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며 “제발 사고 수습을 위해 신경을 써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희생자 유족이 관계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고 있다. [무안=이용경 기자] |
무안공항 현장에선 사망자 명단이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는 데 대한 유족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확인된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