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 ‘카터 별세’ 애도물결…한국은 없어(종합)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1978년 11월 2일 미국 뉴욕에서 메나스헨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포옹하고 있다.[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애도를 표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성명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듣게 돼 매우 유감이다. 수십년간 공익을 위해 봉사해온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강한 신앙과 가치관을 원동력 삼아 카터는 국내외에서 사회정의와 인권에 대한 놀라운 헌신으로 대통령직 이후의 시기를 새롭게 정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카터 행정부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체결, 중동 평화의 기틀을 놓은 것을 언급하면서 “평생에 걸친 평화를 위한 헌신은 (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 생애 동안 지미 카터는 가장 취약한 이들의 권리를 변함없이 지켜온 옹호자였고, 평화를 위해 지치지 않고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는 그의 가족과 미국인들에게 진심어린 생각을 전한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과 미국 대통령,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그가 남긴 유산은 인류에 봉사한 가장 저명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그를 기억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을 맺는데 그가 한 중요한 역할은 역사에 새겨질 것이며, 그의 인도주의적 활동은 사랑과 평화, 형제애의 고결하고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과거 카터 행정부가 군부독재 치하의 브라질에서 옥고를 치르던 정치범들의 석방을 압박했던 것을 언급하며 카터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평화의 수호자’로 묘사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는 초강대국들의 일방적 군사행동과 살인 드론(무인기) 사용을 비판했다”면서 “그는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평화라는 아이디어를 수호한 이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카터 전 대통령과 비영리기구 ‘카터 센터’의 인도적 노력이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방치돼 있던 많은 열대질환을 근절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이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미국과 세계는 비범한 지도자, 정치인,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면서 “지난 60년간 우리는 카터를 소중한 친구로 부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지미 카터의 특별함은 그를 만난 적 없는 미국과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도 그를 소중한 친구로 생각했다는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카터를 “위대한 미국인”으로 칭하며 장례절차를 국장으로 치를 것을 지시했다.

앞서 카터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장례식 추도사를 부탁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전한 바 있다.

1973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중앙정계에 입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3년 뒤 치러진 제39대 미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카터를 지지했다.

조지아 주지사를 지내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카터는 도덕주의 정책와 인권외교를 공약해 돌풍을 일으켰고, 박빙 대결 끝에 현직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를 누르고 당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 되는 날인 2021년 4월 29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카터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은 뒤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정말 좋았다. 우리는 앉아서 옛날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만남은 당시 각각 96세와 78세였던 최장수 전직 대통령과 역대 최고령 현직 대통령 간의 회동이란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반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애도 메시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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