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 시장…내년 LG CNS, 케이뱅크 대어가 온기 더할까 [투자360]

2024년 IPO 시장 상반기 수요 높고 하반기 낮은 ‘상고하저형’
HD현대마린솔루션, 올해 신규상장 기업 공모규모 1위
LG CNS·케이뱅크·서울보증보험·롯데글로벌로지스 내년 흥행 노린다


[챗 GPT를 사용해 제작했음]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시작은 활기찼지만 끝은 유독 추웠다.

올해 IPO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상고하저형’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고스란히 성과에 반영됐다. 고환율과 탄핵 정국 등 커지는 국내 정세의 불안이 공모주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3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와 기업홍보 컨설팅 업체인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 기업은 77개사(스팩·코넥스 상장·재상장 제외)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7개사, 코스닥 시장 70개사로 총공모 규모는 3조9050억원이다.

올해 특히 주목할 점은 중소형 IPO 딜이 많았다는 것이다. ‘중소형 IPO 딜’이란 공모규모 500억원 미만인 곳을 의미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IPO 기업이 80%로 62개 사에 달했고, 공모규모 100억원 미만인 곳도 3개 사였다.

반면 공모규모가 높았던 TOP 5는 ▷HD현대마린솔루션(7422억원) ▷시프트업(4350억원) ▷산일전기(2660억원) ▷엠앤씨솔루션(1560억원) ▷더본코리아(1020억원) 순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금액은 타 기업 대비 뚜렷하게 높았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 이상을 기록한 곳은 전체 상장사 중 27%로 총 21개 사였다. IR큐더스는 “상장 당일 시초가 ‘따블’을 기록한 21개 사 전부가 수요예측 공모가 상단 이상을 초과한 걸로 보아 수요예측 결과가 상장 당일 시초가 결정에 직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올해 수요예측 흥행에서 하반기 부진은 더 드러났다. 2024년 공모가 초과 및 상단 확정 기업은 총 65개 사로 상장 기업의 84%를 차지했다. 공모가 하단 및 미달 기업은 총 12개 사다. 이중 공모가 미달 기업 8개 사는 모두 4분기(10·11·12월)에 상장된 기업으로, 이는 하반기 IPO시장이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 증감률 역시 상반기 상장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27일 종가 기준 올해 공모가 대비 주가 증감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1월에 상장한 ▷우진엔텍(167%)이며 뒤이어 ▷전진건설로봇(120.6) ▷산일전기(94%) ▷HD현대마린솔루션(92.1%) ▷현대힘스(91.5%) 순으로 높았다.

지난 5월 상장한 현대마린솔루션은 27일 기준 올해 상장 기업 중 주가도 16만1000원으로 가장 높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무탈히 상장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올해 오름테라퓨틱을 포함해 5개 사가 상장을 취소 또는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중 ▷씨케이솔루션 ▷케이뱅크 ▷오름테라퓨틱스는 공모를 철회했다.

특히 ‘인터넷 은행 1호’ 케이뱅크는 2023년 2월과 올해 10월 잇따라 상장추진을 연기했고 내년 1월 IPO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익이 1224억원을 기록해 전년(382억원)의 3배 이상으로 성장하는 등 사업이 순항했지만, IPO에서 공모가가 시장 눈높이를 웃돌고 유통 물량이 많았던 데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예금 비율이 17%(올해 상반기 말 기준)에 달해 의존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며 흥행에 실패했다.

케이뱅크 외에도 2025년 1월 초대형 IPO 빅딜 등판으로 시장은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공모규모만 1조원 이상인 ‘LG CNS’가 기다리고 있다.

LG CNS 본사 [공식 홈페이지]


LG CNS는 삼성SDS와 SK(옛 SK C&C)와 함께 시스템통합(SI) 업계의 ‘빅3’로 꼽히는 곳이다. SI는 기업에 필요한 모든 IT(정보기술) 시스템을 구축·관리하는 업종이다. LG CNS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 클라우드(전산자원 원격대여)·금융 및 물류 관리 시스템 구축·데이터센터 등의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작년 매출액 5조1127억원, 영업이익 3732억원을 올렸다.

이외 ▷DN솔루션즈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도 상장을 예고해 2025 상반기 빅딜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IPO 성공에 있어 기업 성장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 탈피와 IPO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IPO 시장에 가치평가가 어려운 기술 성장주 IPO 기업들이 증가하고 많은 투자자가 들어오면서 수요예측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장기 투자를 고려한 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를 유도하고 공모가 가격 발견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제도적 방안과 함께 이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주가 변동 폭이 확대되면서 IPO 시장 내에서도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중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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