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만나러 왔다가…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망 태국인은 방콕 대학생

[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한 태국인 2명의 신원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따니 상그랏 주한 태국대사는 사고 항공기인 제주항공 7C2216편에 탑승한 태국인 45세 여성 A씨와 22세 여성 B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상그랏 대사는 “이 불행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한 사람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 마띠촌에 따르면 A씨는 태국 북동부 우돈타니주 출신으로 약 7년 전 일을 하러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고 한국에서 지내왔다.

1년에 한 차례 고향을 방문해왔던 그는 올해도 이달 초 남편과 함께 태국에 와서 치앙마이를 여행하고 고향을 찾았다.

이후 지난 14일께 남편이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고, A씨는 태국 북부 피주를 여행한 뒤 이날 새벽 비행기를 탔다. A씨 부친은 이 매체에 딸의 시신이 고향으로 돌아오면 마지막으로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B씨는 방콕의 한 대학 4학년 학생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는 모친을 만나기 위해 이날 비행기를 탑승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째를 맞은 30일 사망자 179명 가운데 14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과 취재진을 대상으로 잇달아 브리핑을 열어 “오전 8시 35분 현재 141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등 사고 수습 당국은 “사망한 179명 전부 유해를 임시 안치소에 모셨다”며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사고기 탑승자 181명 중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 사망자에 대해 당국은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밤새 이어가고 있다.

수습한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로 안치했으며, 유가족에게 인도할 때까지 보존을 위한 냉동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유해 인도는 신원확인과 검경 등 수사기관의 검시 등 수습 절차가 마무리된 뒤 이뤄질 예정이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29일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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