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민 A씨가 촬영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영상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가 외벽과 충돌하는 순간을 촬영한 시민이 영상을 촬영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무안군민 A씨는 30일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게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밖에서 쾅쾅쾅쾅 소리가 한 서너 번 정도 났다”며 “그래서 밖으로 나가서 쳐다보니까 비행기가 착륙하는 거를 목격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가 촬영한 영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 정확하게 찍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에 착륙해 콘크리트 외벽에 충돌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비행기가 내려오는 순간부터 이상함을 감지해 촬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항 활주로부터 300~4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A씨는 “그 비행기가 내려오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내려왔기 때문에 그때부터 이상함을 느꼈다”며 “평소에는 활주로 쪽으로 방향을 가는데 이번에는 저희 가게의 상공을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함을 느끼고 뒤로 돌아가서 보니까 비행기가 선회를 하는데 평소보다 되게 작게 선회를 하더라”며 “저거 이상하구나 하고 그 뒤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촬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또 A씨는 사고 발생 후 화재 진압 당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가 접수된 후 43분 만인 오전 9시 46분에 화재를 진압했지만 이미 기체 대부분이 불탄 뒤였다.
A씨는 “제가 봤을 때 상황으로서는 비행기가 사고가 난 다음에 거의 한 10초, 15초 만에 소방차가 바로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소방당국이 바로 화재 진압에 나서지 못한 이유에 대해 추측하며 “불길이 엄청 셌다. 제가 촬영하고 있는 데까지 얼굴에 그 열기가… 사우나 열기 정도로, 사우나실 문 열면 나오는 열기 정도까지 그런 식으로 느껴졌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날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을 하려다 외벽 담장을 정면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인해 기체가 산산조각 났고 불길에 휩싸여 모두 타며 12시간여에 거친 구조 작업에도 끝내 179명이 사망했다. 기체 후미 비상구 쪽에 있던 남·여 승무원 2명만이 구조돼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