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파손된 기체 후미가 크레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사고 기종인 737-800을 제조한 보잉이 신뢰도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입게 됐다고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의 참사가 보잉의 신뢰 문제를 드러냈던 올해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여객기의 동체 일부 이탈 사고 이후 약 12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고 짚었다.
올해 1월 5일 177명을 태우고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출발한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는 지상 1만6000피트(약 4880m) 상공에서 비상 출입구 쪽에 큰 구멍이 뚫려 비상착륙했다. [AP] |
알래스카항공 여객기 사고는 당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가 약 5000m 상공에서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 비상착륙한 사고를 말한다. 당시에는 기적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189명의 사망자를 낸 2018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157명이 사망한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에 이어 다시 737 맥스 기종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보잉이 제조상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확산시켰다.
더타임스는 “비용 절감에 치중하다가 안전 관리를 간소화하는 보잉의 사내 문화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각국에서 보잉의 737 맥스 항공기의 운항이 정지되고 해당 기종의 생산이 제한됐다.
이번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기종은 보잉에서 제작한 ‘737-800’이다. 1997년 출시 후 현재까지 5000대 이상 팔리면서 보잉 737 모델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기종이다.
연거푸 신뢰가 추락한 보잉의 주가는 올해 3분의 1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8월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로 교체된 이후에는 노조 파업이 이어졌다. 파업은 7주간 진행된 끝에 4년간 급여 38% 인상에 합의한 뒤에야 지난달 종료됐다.
보잉은 파업이 한창이던 10월 자금 조달을 위해 19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주식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번 참사에 대한 한국 항공 당국의 조사를 돕기 위해 미국 조사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에는 참사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과 미 연방항공청(FAA)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