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179명이 숨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두고 각국의 애도 메시지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10년 전 세월호 참사 때와 대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취재진과 만나 이와 관련해 “위로전문의 경우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남북관계 상황에 많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재 우리 측의 소식이 북한에 전해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위로 전문 또한 없다는 관측이다. 이 당국자는 “(남북관계가) 우호적일 때는 위로 전문, 경색될 때는 보도만 하고 위로전문을 보내는 일이 없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14년 30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위로 통지문을 대한 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내왔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또한 우리 측에 위문 전문을 보낸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태풍 매미 수해 때도 북한은 우리 측에 위로의 뜻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세월호 이래 최대 참사’로 불리는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북한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2년 전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때에도 북한은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았다. 사고 두 달 뒤인 2022년 12월 조선신보를 통해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면서 일부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폭파 사건이 있었던 때부터 북한 노동신문에서 대남소식이 전해지던 지면이 사라졌다.
당국자는 “이미 그때부터 남한과 거리를 두고 멀리하면서 주민들에게 남한 소식을 최소화한다는 기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이전과 이후가 좀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