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1시부터 무안 합동분향소 운영
시민들, 각 지역서 추모 위한 발걸음 이어져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폭발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대형 참사에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도 이어졌다. [무안 합동분향소=이용경 기자] |
[헤럴드경제(무안)=이용경·김도윤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폭발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대형 참사에 무안 현지에 마련된 분향소에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전북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분향소가 열린 오전 11시부터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일동 차렷.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 시민들은 분향소 관계자의 구령에 맞춰 경건히 국화꽃을 헌화하고 묵념을 했다. 조문객 일부는 슬픈 감정을 애써 억눌렀고, 일부는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분향소 제단에는 희생자 179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41명의 위패가 놓였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폭발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대형 참사에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도 이어졌다. [무안 합동분향소=이용경 기자] |
이날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방문한 소방관 A씨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소방관이기 이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분향을 마친 나노수(65) 무안군 삼향읍 번영회장은 전날도 인근에서 16시간 봉사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항이 짧기 때문에 활주로 끝에 ‘옹벽’이 아닌 ‘토사’나 ‘모래’를 쌓아놨다면 사고 피해가 그나마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토목업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근무중 잠시 시간을 내어 분향소를 방문한 무안군민 B씨와 C씨는 “이번 참사에 국민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추모하고 있을 것”이라며 “어떤 말이든 유족들께 힘이 될 수 없을 텐데, 우선은 최대한 사고 수습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무안성당의 신자들도 이날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무안읍에 거주하는 신자 D(74) 씨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추모 발걸음을 했다. [무안 합동분향소=이용경 기자] |
이날 오후 분향소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추모 발걸음을 했다. 뒤이어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겸 원내대표,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우 의장은 이날 취재진에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 절차를 잘 치르고, 진상규명도 제대로 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도 호남지역 교구본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지역 사찰 주지 스님 등 200여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도 호남지역 교구본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지역 사찰 주지 스님 등 200여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무안 합동분향소=이용경 기자] |
한편 유족들 가운데 공항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는 유족들은 이날 오전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오전 11시부터 합동분향소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영됐지만, 첫 차는 12시가 돼서야 출발했다. 셔틀버스 기사는 “첫번째와 두번째 타임에 공항에서 셔틀을 타신 유족분들은 단 한 분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