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에 나타난 제주항공 대표, 유족들 “소통 부재·대책 미흡”

31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사죄
“모든 역량 동원해 향후 과정 최선”
유족들, 제주항공 대응 미흡 비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


[헤럴드경제(무안)=이용경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이 항공사 측의 미흡한 대응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소통 부재 문제 등을 지적했다.

31일 오전 무안공항 2층 대합실에서 열린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의 브리핑 내내 유족들은 격앙된 채 항의를 쏟아냈다. 유족들은 소통 창구의 부재와 장례 지원 등 후속 대책의 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한 유족은 “사고 이후 제주항공과 소통하려면 누구를 통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장례 절차와 관련한 지원 대책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유족은 “희생자 명단에 어머니의 이름도 없다. 항공사와 정부가 제공하는 명단이 서로 다르다”며 명단을 둘러싼 혼선 문제도 지적했다.

이어 유족들은 “사고 후 보상은 나중 문제”라며 장례와 생계 지원에 대한 즉각적 대응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유족들의 거센 비판에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항공사의 초기 대응을 문제 삼으며 다시 한번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일부 유족은 “사고 원인 조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기체 결함이 없다 단정 짓고 인터뷰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시 ‘결함 보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전 보고 결함은 없었다’는 답변이었다”며 “회사에 있는 모든 자료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권한이 없다. 어떤 추정도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모든 건 정부 조사기관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 사고는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며 국내 항공사고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생존자는 승무원 단 2명뿐으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와 항공사의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자 지원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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