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TGL, 우즈發 혁신 아이콘 될까

우즈·매킬로이 주도 TGL 개막 D-7

실제 골프와 스크린 골프의 결합

15개홀서 3대3, 1대1 매치로 승부

쇼플리, 김주형, 마쓰야마 등 출전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경기가 펼쳐지는 2시간 내내 선수들은 마이크를 착용한다. 일반 골프 대회에선 볼 수 없는 번쩍거리는 조명과 흥겨운 음악, 그리고 1500여석 관중석에서 쏟아내는 함성까지.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주도하는 새로운 골프리그가 베일을 벗는다. 전통적인 골프 대회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크린골프의 결합이다.

우즈와 매킬로이가 함께 설립한 투모로우(TMRW) 스포츠가 주관하는 TGL이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가든 소파이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투모로우 골프 리그의 이니셜을 딴 TGL은 말그대로 미래형 골프를 표방한다. 기술이 접목된 팀 골프 리그(Tech-infused Team Golf League)다. 이달 중순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리키 파울러와 빌리 호셸 등은 연신 “기술”과 “리얼”을 강조했다. 체육관에서 펼쳐지는 골프, e스포츠 게임같은 골프에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는 팬들에게 ‘첨단기술이 집약된, 진짜 골프경기’를 강조한 것이다.

야외 골프와 스크린골프를 결합한 형태의 TGL이 1월 7일(현지시간) 개막한다. TGL 전용경기장 소파이센터의 내부 이미지 [TGL 홈페이지]

TGL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소파이센터는 스크린존과 그린존, 두 섹션으로 나뉜다.

스크린존에선 잔디 티박스에서 높이 16m, 너비 19.5m의 대형 스크린을 향해 티샷을 한다. 5층 건물 높이로, 기존 스크린 대비 24배라고 TGL 측은 밝혔다. 스크린 양옆으로는 삼성전자의 LE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다양한 경기 정보와 영상을 보여준다.

세컨드샷이 50야드 이상 남으면 또한번 스크린에 샷을 한다. 세컨드샷 지점이 페어웨이나 러프, 벙커에 놓일 경우를 가상해 세컨드샷도 페어웨이 잔디, 6.3cm 러프, 모래 박스 중 하나를 선택한다.

세컨드샷 또는 서드샷 거리가 50야드 이내로 남으면 그린존으로 이동한다. 농구장 4개 면적에 해당하는 그린존에는 3개의 벙커와 둔덕이 지름 37.5m의 그린을 둘러싸고 있다. 홀에 따라 핀 위치는 7곳 중 하나다. 특히 567개의 유압식 잭이 그린 아래 장치돼 있어 그린의 모양과 경사를 무한대로 변경할 수 있다.

저스틴 토머스가 소파이센터 스크린존에서 대형 스크린을 향해 티샷을 날리는 모습 [TGL 홈페이지]

경기 방식도 색다르다. 4명씩 1팀을 구성하는데, 경기에는 3명만 출전한다. 선수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일정에 따라 출전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한 경기는 15홀로 구성된다. 9개 홀은 ‘트리플’, 즉 3명이 번갈아 샷을 하는 얼터네이트 방식으로 치른다. 6개홀은 ‘싱글’ 세션이다. 한 선수가 2개홀씩 맡아 1대1 매치를 치른다. 일반 대회에는 없는 ‘샷 클락’ 제도도 있다. 선수들은 매 샷을 40초 이내에 끝내야 한다. 이를 넘기면 1벌타가 주어진다.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우즈와 매킬로이를 포함해 투어 정상급 선수 24명이 6개의 도시를 대표해 나선다. 팀은 애틀랜타, 보스턴, 주피터, LA, 뉴욕, 더 베이 등이다.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출전하는 김주형은 우즈와 함께 주피터 팀에 소속됐다. 이외에 저스틴 토머스, 패트릭 캔틀레이, 마쓰야마 히데키, 키건 브래들리, 애덤 스콧, 콜린 모리카와, 잰더 쇼플리, 리키 파울러, 그리고 호주 교포 이민우가 나선다.

패트릭 캔틀레이가 소파이센터 그린존에서 그린을 향해 칩샷을 하는 모습 [TGL 홈페이지]

매주 화요일 저녁 개최되는 정규리그가 10주간 펼쳐진다. 팀당 5경기를 치른 뒤 1-4위와 2-3위가 단판 승부로 준결승을 갖고, 3전2승제의 챔피언십 시리즈로 우승팀을 가린다. 우즈와 김주형이 소속된 주피터는 2주차인 1월 14일 출전하며, 매킬로이는 1월 27일 보스턴 소속으로 첫 출전해 우즈의 주피터와 맞붙는다.

타이거 우즈는 “우리가 사랑하는 골프가 보다 새롭고 모던하며 빠르게 진행되는 방식을 지향하기 위해” TGL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빌리 호셸은 “2시간 동안 골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며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주일 뒤 베일을 벗는 TGL이 과연 골프 산업과 골프사에 한 획을 긋는 혁신 아이콘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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